"아무 것도 아닌 선(禪), 그것을 위하여 떠났다." 지묵 스님이 <달마와 혜능>(우리)을 쓰게 된 이유다. 이 책이 출간하게된 것은 우연이라 할 정도로 작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 일은 출가 수행자에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일이었다. 일의 전말은 이렇다. 글쓴이가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서 '달마' 현지 촬영 이야기 중에 '아무것도 아닌 선'이란 말이 나왔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선은 부처의 반역이다." "선이요. 밥 먹는 이것이 선 아닙니까" "맞아요. 선서를 읽다보면 깨달음에 든 기분이 들더라고요." "선문답이 어렵다고 하지만 별것 아니더군요" 등 선에 대한 편협된 이야기는 글쓴이를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결국 글쓴이는 탁자에 놓은 물 컵을 들고 말문을 열었다. "이걸, 물 컵이라고 하지말고 물 컵이 아니라고도 하지 마십시오. 그럼 한 마디 하십시오" 순간 한사람씩 자리를 털고 나가 버렸다.
굳이 위로로 삼자면 이 논쟁은 잠복해 있을 뿐, 계기만 되면 누구나 내뱉을 수 있는 것이다. 글쓴이는 이러한 오류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사선의 원류를 찾아 나선 것이다. 순례기간은 지난 97년 가을부터 이듬해 가을까지 꼭 1년이다. 책의 내용은 중국 선종 사찰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오대산 문수성지, 구화산 지장성지를 비롯 달마·혜가·임제·허운 스님 등의 이야기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값 9천원.
김중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