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의 슬픔>의 작가 박일문 씨가 자신의 기억을 더듬는 산문소설 <추억>(실천문학사)을 내놓았다.
'내 최초의 기억은 대청마루에서 엉금엉금 기던 기억이다'로 시작되는 이 책은, 단순한 개인사를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세대가 뿌리 깊이 감춘 풋풋하고 따뜻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들추어낸다.
단편 단편으로 남은 기억을 시간의 흐름을 따라 쫓아가는 추억여행은 우리가 잃었던 것들은 재생시켜 준다. 그리고 가쁜 세월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렸던 감회와 정서를 다시 찾아준다. 그래서 글쓴이는 아장아장 걷던 최초의 여행길과 사랑채에 드나들던 사람들, 방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누워 있던 죽부인과 키 큰 수수밭을 지날 때의 느낌을 우리에게 다시 돌려준다. 두꺼비집이며 반딧불이며 처음 먹어본 김밥에 대한 기억은 그만의 경험을 아닐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글쓴이의 승려생활 등 불법을 찾아 다니는 여러 선지식을 찾아다니는 구도행도 엿볼 수 있다. 값 7천원.
김중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