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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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가 주는 생활의 여유와 지혜
달라이 라마의 방한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티베트 불교에 대한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올 초부터 출간된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를 다룬 책들만도 수십 여권에 이를 정도다. 최근 출간된 <10루피로 산 행복>(바다)도 그런 책이다.

기존의 티베트 관련 책들이 달라이 라마의 설법이나 강연, 그리고 일대기가 주종을 이뤘다면 이 책은, 티베트인들의 삶과 풍물, 그리고 자연을 우리의 시각에서 쓴 기행문이다. 글쓴이는 여행사진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혜선 씨. 그가 찾는 곳은 히말라야 산맥의 서남쪽 '작은 티베트'로 부리는 라다크로 여러 곰파(사원)를 찾아가는 여정이 이 책의 기둥이다.

10루피는 우리 돈 300원 정도의 푼돈이다. 하지만 글쓴이는 히말라야의 산록 랑둠이란 마을에서 라마승에게 10루피를 보시하고 내세의 행복을 산다. 무엇하나 풍족한 것 없는 삶이지만 곰파를 지날 때 적은 돈이라도 보시할 수 있는 정신의 여유로움, 그리고 그 보시로 나눔의 행복을 얻는 티베트인들의 지혜가 풍요의 땅에 살던 글쓴이를 영혼의 땅으로 깊숙이 빠져들게 한다.

돌가루 만다라 만드는 법을 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시작된 글쓴이의 라다크 여행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바람이 다니는 길' 편에서는 라다크 지역의 사원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풍물을, '슬픈 영혼의 호수' 편에서는 쿤룬산맥과 히말라야산맥으로 둘러싸인 광활한 티베트 고원 속의 삶을 경어체로 소개한다.

낯선 이방인을 집으로 초대해 극진하게 대접하는 라마승, 빈민가에서 고단한 생활을 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나눌 줄 아는 티베트의 망명자 체링 등의 따뜻함이 행간에 가득하다. 값 7천8백원.

김중근 기자
200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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