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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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을 보면 부처님이 보인다
불상과 경전 그리고 탑은 한 몸이다. 이름도 생김도 다르지만 본질을 향해 다가가면 셋 다 ‘부처님 법신(法身)’으로 귀결된다.

신간 <불교미술을 보는 눈>(사계절)은 고대부터 최근까지의 불교미술 작품들을 망라해 불교미술을 보는 눈을 어떠해야 하는지, 불교미술이 어떻게 한 몸인지를 밝혀내는 책이다. 지은이는 동국대 불교대학 응용불교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영재 씨.

책은 ‘불교미술이 뭐예요’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이 있다며 세 점을 내놓는 것으로 시작된다. 호암미술관 소장 ‘수월관음도’, 이왈종 씨의 ‘생활 속의 중도’, 박성식 씨의 ‘타임 인 타임’이 바로 그것이다. 지은이는 그 그림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수월관음도’는 화승이 그린 것으로 까다로운 도상을 눈감고도 그릴 수 있을 만큼 경지에 이른 작품이며, 이왈종 씨의 ‘생활 속의 중도’는 테마는 불교 교리이지만 교리 해설을 위해 표현의 자율성을 제약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박성식 씨의 ‘타임 인 타임’은 불상을 우리 중생의 삶과 행위와 고락 그리고 애환을 싣는 배로 해석한다고 설명한다.

지은이는 시대와 작가의 사상 그리고 배경 다른 세 작품을 비교한 다음 독자들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불교 미술을 어떤 것인가”라며 세 그림 가운데 한 점을 선택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되물을 수 있는 물음에 미리 못을 박는다. “사찰에서 신앙과 포교 등의 목적으로 조성된 것이 불교미술이 아닐까요”라고 반문하기 십상이라고. 신앙과 포교를 목적으로 한 작품만이 불교미술이라 한다면 ‘생활 속의 중도’와 ‘타임 인 타임’은 불교미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이 책의 주된 메시지는 바로 우리가 그동안 가졌던 불교미술을 보는 시각을 새롭게 갖고 작품 속에 깃든 진정한 의미를 바로 알자는 것이다.

세 점의 도판을 통해 불교의 미술을 보는 눈을 뜨게 한 지은이는 불화와 불보살상 등 2백여 장의 그림과 사진을 제시하면서 불교미술의 본질적인 문제로 독자를 안내한다. 특히 불교미술을 통해 불교의 진리를 드러내는 안목은 대단히 심오하다.

지은이는 불교미술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한다. 그리고 그 오케스트라를 가능하게 했던 악보와 음표 등은 부처님의 행적과 숨결 사상이 담긴 원시경전으로 보고 있다. 불교 미술이 대부분 불교의 교리나 경전, 일화, 어록 등을 재해석하고 있기 때문. 이러한 진리의 발견과 깨달음으로 불교미술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 불교미술을 보는 그의 시각이다.

이러한 지은이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한 가지 예. 돈황 막고굴의 불상과, 불국사의 다보탑,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동제음각보탑을 비교하면서, 세 작품의 모양새는 다르지만 불상은 법신을 상징하고 불탑은 의인화된 법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부처님과 법신으로 집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 책은 불교의 미술을 보는 올바른 시각과 그 속에 함축된 불교 사상을 체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동안 쏟아져 나온 천편일률적인 문화재 안내식의 책과 다른 내용 전개도 이 책의 값어치를 높여준다. 값 1만6천원.

김중근 기자
200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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