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을 전공하기 시작한 한 소장학자가 화두선 일변도인 우리나라 선불교에 ‘왜 간화선이지 않으면 안 되는가’란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그는 역설적이게도 간화선의 특징을 묵조선의 비교를 통해 살핀다.
신간 <묵조선 연구>(민족사)는 그 연구의 결과로 초기 선종의 좌선관을 비롯해 묵조선의 여러 특징들을 조목조목 탐구한다. 지은이는 동국대 선학과 강사 김호귀씨. 그는 들머리에서 “좌선을 통해 본래성불을 자각하는 것이 묵조선 수행의 기본구조다”며 “묵조선은 굉지정각이 주창한 것으로 몸으로는 묵묵한 좌선수행으로 일관하는 묵과 마음으로는 본래부터 깨달은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는 조를 의미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 책은 묵조선 성립의 사상적 배경에서부터 조동종지의 성립, <굉지록>에 나타난 묵조선, 묵조와 간화의 차이 등을 천착한다. 또한 이 선법이 우리나와 일본에 전래돼 어떻게 전개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적고 있다.
특히 지은이는 굉지정각의 실천적인 좌선관의 특징과 묵조선의 근본 교의인 오위사상(五位思想)과의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깊이 있게 천착한다. 이 점은 묵조선의 좌선실천의 근거를 알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값 2만원.
김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