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전북불교대학을 설립해 전남 지역 포교에 앞장서고 있는 강건기(전북대 철학과) 교수는 전법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동국대 불교학과를 거친 정통파 불교학자다. 특히 '토마스 머튼과 보조 지눌 사상의 비교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눌의 돈오점수사상' 등 보조 지눌스님에 대한 논문을 여러 편 발표하는 등 20여 넌 간 보조 지눌 사상에 천착해 왔다.
신간 <목우자 지눌 연구>(부처님 세상)는 강 교수의 그 동안의 보조 지눌 연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결정체다.
강 교수가 학자의 길에만 안주하지 않고 포교와 전법의 전당인 전북불교대학을 설립한 것은 어쩌면 단순한 사상가나 이론가이기를 거부하고 체험과 실천을 강조한 지눌스님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그런 의문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그리고 이 책이 수행의 지침서로 읽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지눌 사상의 탐구' '지눌 사상과 현대' '지눌의 행장' 등 크게 3부분으로 나눠져 있는 이 책은 지눌의 정혜결사, 돈오점수사상, 보조사상에서 있어서의 닦음의 의미, <수심결>의 체계와 사상, 현대 결사운동에 미친 지눌의 정혜결사 등의 논문이 실려 있다. 강 교수는 이 논문들을 통해 지눌 사상을 현대에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새로운 비전의 확립과 실천을 제안하고 있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우리들의 자리를 비춰보기 위해 깊이 있게 탐구한 보조사상 연구의 결집인 이 책은, 우리들의 문제를 비춰보는 지혜의 거울이란 점에서 의미 깊다.
김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