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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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 마음이 세상 바꾼다
종교는 사회 현실의 문제에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가. 이른바 '참여불교'의 현실적 가능성을 진지하게 실험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오늘날, 한국 불교에 든든한 안내자의 구실을 해 줄 책이 나왔다, <평화의 씨앗>(정토)이 바로 그 책이다.

지은이는 1933년 태국에서 태어나 사회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술락 시바락사. 사원학교에서 전통교육을 배운 그의 사상은 철저히 불교적이다. 현재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며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불교적 관점에서 비판하고 있는 그는 세계참여불교연대를 설립하여, 불교의 가르침으로 세상 바꾸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NGO운동가다.

이 책은 지은이가 펼치고 있는 참여불교운동의 결정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불교적 세계관을 통해 세상을 바꿔야 하는 이유와 대안을 담고 있다. 그가 말하는 세상 바꾸기의 시작은 우리 내부에 있는 사랑과 분노 등 다양한 씨앗을 평화의 씨앗으로 바꾸는 것이다. 한 사람 한사람의 평화의 씨앗이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행복의 씨앗이란 것이 지은이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렇다면 우리 마음 속에 있는 평화의 씨앗을 싹틔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지은이는 인간사의 고통과 사회적 부조리의 극복 가능성을 개인적 깨달음과 사회적 변혁에서 찾는다. 개인적 차원의 깨달음은 탐욕·분노·어리석음 등 삼독(三毒)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적 차원의 깨달음은 사회적 변혁과 함께 해야 한다. 사회변혁이 인간 변화와 함께 가야 한다는 지은이의 이같은 논리는 우리가 어떤 마음의 씨앗을 틔우느냐에 따라 사회변혁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사회변혁 즉 세상의 평화는 한 사람 사람이 싹틔운 평화로운 마음의 결집인 셈이다.

지은이는 불교 수행의 기본인 선정수행을 통해 심성을 개발한다면 탐진치에서 벗어나 보편적 자비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의 고통 해소 방법은 전통불교의 연속선상에 있다. 그의 사람 바꾸기 방법에 전제된 세계관이 공(空)과 연기(緣起)의 불교적 세계관이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고 그의 불교적 세계관이 무조건적 전통 추종은 아니다. 불교를 현대사회에 맞게 해석하고 실천할 것을 주장한다. 사성제와 팔정도를 비롯해 무아와 열반, 연기, 오계를 현대 사회이론으로 재해석할 뿐만 아니라 이런 불교적 개념들을 개인과 사회의 변혁을 이끄는 지침으로 삼아 세상 바꾸기를 시도한다.

이 책에서 얻는 또 하나의 배움은 지은이가 개발의 광기에 대한 저항의 힘을 자신들의 전통에서부터 끌어오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교나라인 태국에서 서구의 가치에 무작정 빠져들기보다는 전통을 깊이 돌이켜보면서 전통과 서구문명의 바람직한 부분을 함께 받아들이는 중도의 길을 지혜롭게 찾고자 하는 지은이의 노력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값 7천원.

김중근 기자
200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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