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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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움직이는 3대 성인
석가·마호메트·예수가 주는 메시지 '아는 것'과 '안다고 믿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보통 이 두 가지를 혼동하며 살아간다. 대상의 규모가 클수록 그 경계는 더욱 모호해진다. 심지어는 '잘못 알고 있는 것'까지 '바로 알고 있는 것'으로 간주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종교도 그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이렇듯 잘 알지 못하는 종교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 속에서 다루고 있는 3대 성인은 붓다, 마호메트, 예수. 이 3대 성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는지를 쉽고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그러나 정해진 틀 안에서 끼워맞추기 식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3대 성인을 다루는 초점이 각각 다를 뿐 아니라 접근해 들어가는 방식에도 차이가 많다.

붓다의 경우엔 출생에서부터 성장과정을 거쳐 숨을 거두기까지의 행적을 치밀하게 좇고 있다. 마치 붓다라는 인물에 대한 관찰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글 속에는 불교가 일반 대중들에게 파고들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자연스럽게 묻어나 있다. 그러니 붓다에 대해 이미 잘 알려져 있거나, 혹은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을 설명하면서 불교의 세계를 전해주고 있다.

마호메트에 대해선 '호전적 신(神)의 예언자'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슬람교를 전파하기 위해 겪어야 했던 숱한 전쟁과 그 과정들이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마치 인류의 역사가 진행돼 오면서 겪어야 했던 많은 싸움과 화해, 그리고 새로운 도발의 역정을 보는 것만 같다. 그 실상을 자세히 보여주며 그 안에서 어떻게 이슬람교가 뿌리를 내리게 됐는지를 잘 용해하고 있다.

예수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그의 행적보다는 풀리지 않는 신비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진행한다. 이미 제시된 의문에 대한 의문이 계속적으로 이어지는데, 마치 미궁 속으로 점점 더 빠져드는 듯한 과정에서 기독교의 실체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종교를 믿든 안믿든, 그 세계에 대해 굳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 접속만 해도 세상이 하나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이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거대한 영향력을 외면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야를 좁히는 일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종교가 인류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기본적인 상식 정도는 알고 있어야 격변하는 변화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종교라는 창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알고, 현재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며, 앞으로의 전망까지 예측하게 해주는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2001.5.8 매일경제
200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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