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8 (음)
> 문화 > 출판
서로 상처 보듬으면서 찾은 나
소설가 송기원 씨(53)가 인도기행을 토대로 한 두 번째 장편소설 <또하나의 나>(문이당)를 출간했다. <안으로의 여행>에 이은 연작형식의 이번 소설은 '나'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철저하게 자신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구도소설이다. 인도 북부지역에서 네팔에 걸친 히말라야 일대의 장대하고 다채로운 풍광을 배경으로 내면 탐색의 여정이 심도 있게 펼쳐진다.

주인공 '나'는 인도 북부지방을 여행하는 중에 홀로 트래킹 하던 한국여자 임영아를 만난다. 그녀는 16세에 윤간(輪姦)을 당한 뒤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술집에서 전전하다 삶의 밑바닥에 이르러 인도로 떠나온 여인이다. 이 여자와의 만남과 사랑을 통해 자신 속에 존재했던 '또 하나의 나'를 만나게 되고 새로운 차원의 '진정한 나'를 찾는다는 것이 이 책의 기둥줄거리이다.

주인공에게 있어 임영아는 '내'가 다다르고자 욕망하는 밑바닥의 경지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주인공은 걸인처럼 인도를 떠도는 임영아에게서 어떠한 고통과 불행 따위가 더 이상 상처받을 수 없는 밑바닥, 어떠한 거짓이나 정신의 사치도 있을 수 없는 상태를 본다.

진정한 자기 수행과 깨달음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 안에서 성취되고, 서로의 상처를 캐고 보듬는 가운데 얻게 되는 것임을 글쓴이는 말하여 한다. 인간의 한계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현실적인 삶의 가치에 조명을 밝히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마음공부'라는 사실이, 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이라 할 수 있다. 값 8천원.

김중근 기자
2000-08-14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5. 12.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