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8 (음)
> 문화 > 출판
'최초의 문명은 고대인도에서 시작되었다'
제목부터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 나왔다. 종교역사학자 게오르그 포이어스타인, 산스크리트어학자 수바쉬 칵, 베다 전문가 데이비드 프롤리가 공동으로 쓴 <최초의 문명은 고대 인도에서 시작되었다>(사군자)는 고대 인도가 최초의 문명 발상지임을 증명해 나간다. 만약 그들의 주장이 옳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수메르가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는 사실을 뒤엎는 것이다.

우선 세 명의 글쓴이들은 고고학적 증거와 문헌들을 토대로 인도문명의 연대기를 수 천년 끌어올린다. 기원전 1900년경 인더스강 유역을 초토화시킨 홍수로 초기 인도문명의 대부분이 땅속에 묻혔다는 것이다. 지질학적 증거들을 살펴보면 이 시기에 대규모의 지각변동으로 강줄기가 바뀌어 버렸고, 삶의 기반을 박탈당한 사람들이 북인도 동부 갠지스강 유역으로 이동하면서 역사의 단절이 일어났다는 것이 그 근거다.

최근 발견된 파키스탄 지역의 머가르 유적이 히라파 유적이나 모헨조다로보다 훨씬 앞선 기원전 6500년쯤에 건립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곳에는 아리안 족이 기원전 2000년대에 인도를 침입하면서 가져왔다는 소와 양, 염소, 물소까지도 이미 사육한 것은 물론 기원전 5000년대에 기름이나 솜을 얻기 위해 목화를 재배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는 이곳에서 윤이 나는 산화철 도자기도 발견됐다고 한다.

또한 기원전 6000년경의 천체 모습을 담고 있는 문헌들을 통해 최초의 문명이 인도였음을 주장한다. 기원전 2000년에서 기원전 7000년 이전에 저술된 것으로 추정되는 리그 베다의 경우 기원전 6000∼7000년의 쌍둥이자리 시대에 해당하는 별자리를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에 소개된 이야기 하나. 베다에서 중요한 숫자로 나타나는 108은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태양의 직경으로 나눈 값이라는 것. 힌두인들이 사용하는 염주알이 108개로 되어 있는 이유는 염주를 한바퀴 돌리는 것은 땅에서 하늘로의 상징적인 여행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요한 숫자인 339는 이 숫자에 원주율을 곱한 값이다. 이는 제단을 설계하기 위한 실제적 용도에서 수학과 천문학이 발달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이 책은 베다에 숨겨져 있는 수학적인 암호와 천문학적인 암호를 밝혀내고 있다. 이를 통해 글쓴이들은 지금까지 문명의 기원으로 알려진 수메르 문명이 인도문명의 영향권 안에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고대 역사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메르를 문명의 발상지로 간주하는 교과서적인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고고학, 지질학, 언어학적 증거를 제시하면서 고대 인도가 문명의 발상지라고 주장함으로서 앞으로 많은 학문적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값 1만5천원.

<김중근 기자>
2000-09-09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5. 12.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