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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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장 속에서 퍼올린 삶의 지혜
기 듯 살아가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다 보니 너나없이 유유자적한 삶을 동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유동호(광동여고)·이학주(명성여고) 씨 등 다섯 명의 현직 교법사가 펴낸 <서두를 때 서두르면 느릴 때는 얼마든지 느려도 좋다>(시공사)는 현대인들의 바쁜 삶을 잠시 멈추게 한다. 그리고 속도를 조절하면서 사는 삶의 지혜를 제시한다. 그 지혜의 원천은 <사분율>, <마하승기율>, <우바새계경>, <십송율> 등 율장이다. 계율의 사상을 우리 일상 속으로 바싹 끌어당긴 것이다.

대중들을 위한 율장 관련 입문서가 드문 현실에서 생활과 계율을 접목시킨 것은 새로운 일이다. 그렇다고 이 책은 '…하지 마라' 식의 금계만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나만이 아닌 모두의 친구로', '제 앞가림 먼저', '다이어트를 왜 하나' 등 그다지 새로울 건 없지만, 사실은 우리가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을 찬찬히 짚어내고 있다.

'머리에 붙은 불'이란 글을 살펴보자. 어떤 사람들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한복판에서 빨리, 더 빨리를 외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좁고 답답한 세상사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닌 듯 유유자적한 태도를 보인다. 어느 것이 정답일까. 글쓴이는 이렇게 말한다. "부귀도 출세도 다 뒤로 젖혀놓을 수 있는 것이지만, 절대로 미뤄서는 안될 일이 있다. 나의 죽음, 다른 이의 고통이 온 사방에 넘치고 있는데 어찌 급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발등에 떨어진 불은 조금 천천히 꺼도 좋다. 하지만 머리에 붙은 불은 당장에 꺼야 한다." 서두를 일에 서두른다면 느리게 할 일은 얼마든지 느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에 소개된 81가지 율장이야기들은 참나를 찾고, 세상을 바로 보고, 참된 삶의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다. 물론 그 대답들은 모두 율장에서 찾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 불교를 가르치는 현직 교법사들이 바르고 쉬운 불교를 위해 내놓은 첫 결실이란 점에서 이 책은 또다른 의미를 지닌다. 불교에 대한 앎과 신앙이 폭이 천차만별인 청소년들, 그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포교했던 오랜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일반화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책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초심자나 일반인들까지 누구에게나 부담없이 읽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한편 교법사들로 구성된 (가칭)경전자료편찬위원회는 이번에 펴낸 <서두를 때 서두르면…>에 이어 5년간 아함·본연(본생)·대승경전, 그리고 후대불교인들 등 5권을 불교 경전 현대화 작업 일환으로 펴낼 계획이다. 값 6천원. 김중근 기자
200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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