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의 시대다. 빠른 정보 습득, 빠른 행동 방안, 서로 숨이 차 헐떨이면서도 한번 돌아가기 시작한 이 쳇바퀴의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게 할 대안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시대일수록 유유자적한 삶에 대한 동경도 많다.
5명이 현직 교법사가 쓴 <서두를 때 서두르면 느릴 때는 얼마든지 느려도 좋다>(시공사)는 이 속도의 시대에 잠시 서서 나의 보폭, 삶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누구든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한복판에서 빨리, 더 빨리를 외치는가 하면, 다른 누구는 좁고 답답한 세상사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듯 유유자적하게 노니는 삶의 자세를 말한다. 어느 것이 정답일까. 글쓴이는 이렇게 말한다. "부귀도 출세도 다 뒤로 젖혀 놓을 수 있는 것이라지만, 절대로 미뤄서는 안될 일이 있다. 나의 죽음, 다른 이의 고통이 온 사방에 넘치고 있는데 어찌 급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발등에 떨어진 불은 조금 천천히 꺼도 좋다. 하지만 머리에 붙은 불은 당장에 꺼야 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나를 바로 찾고 세상을 바로 보고, 인생을 멋지게 살기 위한 몇가지 대답들을 만난다. 이 책에서 내놓는 대답들은 글쓴이의 짧은 주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팔만대장경이라는 방대한 경전의 바다 가운데 율전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들이 이 대답들의 고향이다. 삼장 가운데 불교의 계율, 곧 생활 수칙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장에서 가려봅은 생활수칙 81가지"라고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쉬운불교를 전하고자 펴냈지만, 초심자나 일반인들에게도 불교를 소개하는 안내서로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6천원. 김중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