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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봉구시집, '길떠나는 바람'
시는 추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 사이에서 부유한다. 그것은 정신과 현실의 끊임없는 소통의 과정일 수도 있다.

주봉구시인이 최근 펴낸 시집 '길떠나는 바람'(신아출판사)은 삶의 현실과 종교의 정신세계를 오가는 노정의 언어로 채워있다. 이번 시집 '길떠나는 바람'은 그의 네 번째 시집이다. '머슴새' '황토한줌' '잠들지 않는 바다' 등 먼저 펴낸 세권의 시집들과 닿아있는 이 시집의 시들은 보다 종교적 언어에 다가서있다. 마음 다독이며 자기 성찰의 언어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

'계단을 오르며 내려갈때를 생각합니다. 계단에 드리워진 빛과 그늘 본시 빛도 그늘도 없는 것을 마음을 움직이는 고요 속의 고요 잠시 계단에 머무르는 이 헛것-계단을 오르며.'

시인이 오랜 직장생활을 마무리하는 앞뒤의 시점에서 쓰여졌을 이 시들은 대부분이 종교적 화두로 삶을 더듬어 낸다. 잠깐 세상에 왔다가 다시 되돌아 가는 인간의 존재를 시인은 바람이라 한다.

"인간의 태어남은 한 줄기 바람이 이는 것과 같이 잠깐 세상에 왔다가 갈때는 달 그림자가 못에 잠기는 같이 소멸해버리기 때문이다"

불교적 추상성의 대열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화두를 던진다. 이 황폐한 삶의 현실속에서 인간이란 존재란 무엇인가. 담담한 그의 언어들이 주는 시적 세계는 선승의 화두가 되어 다가온다.

같은 시인의 대열에 서있는 이동희씨는 "편편마다 화두요, 작품마다 현실의 질곡속에서 헤매고 있는 독자들의 어둠을 일깨워 새벽 여명을 맞이하게 할 수 있는 시문학의 승화, 그것은 시가 이룰 수 있는 드문 성공"이라고 평가한다.

시인의 말처럼 바람은 느낌으로 다가올 뿐 실체가 없는 것, 그의 시도 느낌이 짙다.
2000.07.04. 전북일보
200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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