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의 집착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공동체의 일원이 될 때, 인간은 자연의 본성인 야성을 회복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생명공동체의 서식처인 자연 전체를 우리의 탄생지이고 집이며 무덤으로서 경건하게 받아들여, 우리의 생명을 지상의 모든 생명으로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퓰리처상 수상 시인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반문화주의자인 게리 스나이터(70). 그가 캘리포니아의 원시적 자연에 몸을 담고 야생의 삶을 살아가며 펼쳐 보이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명상 에세이집 <야생의 삶>(동쪽나라)이 우리말로 출간됐다.
이 책은 자연과 야성 그리고 야생지를 말하고 있지만, 그 모든 것은 결국 인간을 말하기 위함이다. 자연에서 태어난 인간은 본질적으로 야성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은 악하고 자연은 선하다는 서양철학 특유의 맹목적인 이분법적인 구분을 포기한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 속에 본래 깃들인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이와 함께 우리로 하여금 이미 무언가를 이루어 냈다는 오만을 버리고, 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자연과 자연이 들려주는 노래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과 자연이 들려주는 노래에 귀기울일 때,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구현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가능성이 바로 야생의 삶인 것이다.
이러한 글쓴이의 사상적 핵심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일시적이고 덧없으며 끝없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56년부터 10여 년 동안 체험했던 동양의 불교적 사유를 토대로 하고 있다. 값 9천원.
김중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