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에서는 혼자서 책을 읽는 경우가 거의 없고, 고승들이 크고 작은 모임에서 사람들에게 읽어준다.
이 때 책을 읽어주는 스승은 그 책을 쓴 저자의 가르침을 직접 전수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원전을 먼저 읽은 다음, 책에 대한 평과 일화 그리고 읽는 이의 개인적 견해를 덧붙이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티베트 불교의 공부법이다.
신간 <깨달음의 길>(진우기ㆍ신진욱 옮김, 부디스트웹 닷컴)은 이러한 방법으로 진행된 책읽기를 엮은 것으로 지난 76년 다람살라에서 4대 달라이 라마가 수천명의 청중들을 대상으로 3대 달라이 라마가 쓴 <람림 명상법>을 읽어주고 해설한 것을 정리한 책이다.
티베트에는 람림에 관해 쓴 책들이 수백권에 이른다. 이 가운데 티베트 고승들이 뽑은 8대 람림이 있다. 그 처음 세권이 쫑카파가 쓴 주석서이고, 그 다음이 3대 달라이 라마가 쓴 ‘람림 명상법’이다.
그렇다면 람림 명상법이란 무엇일까. 이 책에 따르면, 깨달음의 길에 관한 지혜와 방편을 하나로 일치시킨 수행법으로 초심자에서부터 부처가 되기 전 마지막 단계에 이르는 모든 수행을 담고 있는 티베트 불교수행의 정소다.
이 수행법은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1단계는 인간의 몸 받은 이생의 의미와 죽음 등에 대한 명상인 하사도(下士道), 2단계는 업과 인과법 그리고 윤회적 삶의 한계에 대한 명상인 중사도(中士道), 3단계의 육바라밀, 사섭법, 보리심에 대한 명상과 금강승의 일반탄트라와 최상승 탄트라 완성의 단계의 상사도(上士道)다.
깨달음의 길을 걷는 티베트의 수행자들이 가장 많이 채택하는 수행법인 람림 명상의 역사와 배경에서부터 스승과 제자가 갖추어야 할 자격과 마음가짐에 대해 자세하게 적고 있다. 책의 원제는 ‘The Essence of Refined Gold >. 값 9천5백원.
김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