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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중 깨달은 참된 웃음
"나에겐 작은 믿은 하나가 있다. '웃음 속에 깨달음의 세계가 있다'는 믿음이다. 하회탈의 그 초탈한 듯한 웃음도, 중국요리집마다 걸려 있는 배불뚝이 성자 포대화상의 호탕한 웃음도, 모두 다 깨달은 자의 웃음이다."

명상가 길연(44)씨의 말 속에 수행의 향기가 배어난다. 길씨는 명상가이지만 두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만 있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삶의 구석구석에서 작은 것에서 살아가는 기쁨을 느끼는 현시주의자에 가깝다. 이러한 그의 삶은 신간 <푸하하 붓다>(미토스)에도 녹아 있다. 제목이 주는 느낌만큼이나 가볍게 읽힌다.

인도에 대한 정보와 재미로 버무린 이 책은, 글쓴이가 지난 10년 간 인도·티베트·네팔 등지를 여행하며 겪었던 해프닝들을 담고 있다.

80년대 이후 인도 관련 책들은 여러 권 나왔지만 대부분 여행안내서가 주종이다. 이 책도 그러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인도 여행에서 흔히 겪게 되는 웃기는(?) 사례들만을 담았다는 점이 다르다.

택시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요금 외에 300루피를 더 지불한 바가지 사건, 한국에서 온 소포에서 알 수 없는 종류의 폭발이 일어났다며 끝까지 열어보는 김치소동 등 61개를 소재로 한 짧막한 글들은 읽는 이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이처럼 이 책은 웃게 하는 인도이야기를 적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초점은 아니다. 웃음의 참 의미이다. 우리는 흔히 어떤 사람이 바보 같은 행동을 할 때 웃는다. 진정한 웃음은 다름 사람을 비웃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바보스러움을 바라볼 때 터져 나온다고 글쓴이는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웃음이란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웃음에 목마른 사람에게 웃게 하는 동시에 참된 웃음이 무엇인지도 알게 해준다. 값 7천5백원.

김중근 기자
200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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