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관한 대부분의 책들과 달리 「푸하하 붓다」(미토스)는 제목이 주는 뉘앙스 만큼이나 가볍다.
픽픽 웃음을 자아내는 내용은 물론 다루어지는 소재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지나친 진지함이나 무거움과 거리가 멀다. 웃음 한번 크게 터뜨리는 게 가부좌 틀고 앉아 명상하는 것보다 못할 게 없으며 나아가 더 낫다는 여유있는 주장을 밑그림처럼 깔고 있다.
책이 말하는 웃음의 유래는 당나라 때 스님 포대화상(布袋和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룩하게 튀어나온 커다란 배에 허리에는 술병을 차고 간지럼을 태우는 다섯명의 어린아이들에 둘러싸여 입이 찢어져라 깔깔거리는 것으로 그림에 묘사되고 있는 그를 일컬어 서양에서는 '웃는 부처' 곧 'laughing Buddha'라고 불렀다.
저자 길연(吉鳶ㆍ44)씨는 포대화상을 간지럽히는 다섯명의 어린아이들은 포대화상 자신의 눈, 코, 귀, 입, 피부의 오감(五感)을, 커다란 배는 우주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면서 포대화상의 모습은 깨달음을 얻은자를 해학적으로 표현해준다고 설명한다. 책은 현실에서 소재를 끌어내고 있지만 웃기는 이야기들로 가득찬 우화집 같다.
길씨는 진지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의 특정 순간들을 포착해낸 뒤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을 약간 비틀어 줌으로써 읽는 이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집안 사정으로 진학을 하지 못하자 정독도서관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으면서 청소년 시절을 보낸 그는 인도는 항상 가르침을 준다는 의미에서 자신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라고 한다. 239쪽. 7천500원.
2001.2.11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