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비교철학자 미네시다 히데오의 '서양은 불교를 어떻게 이해하는가'를 우리말로 옮긴 <서양철학과 불교>(김승철 옮김, 황금두뇌)가 나왔다.
글쓴이는 이 책에서 비교사상의 의의를 설명하고 그 구체적인 경우로 불교가 서양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져 왔는가를 폭넓게 밝히고 있다. 서양에서 불교가 어떤 시각에서 수용되었는가를 살피는 일은, 기독교가 불교를 어떻게 해석해 왔는가를 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서양의 정신적 문화적 받침대가 기독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서구사상, 그리고 그 서구사상의 요체가 되는 기독교와 동양의 불교와의 만남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글쓴이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 서구사상이 동양사상(불교)을 어떻게 '오해'하여 왔는가를 비판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불교는 무신론이다.' '불교는 철학이지 종교는 아니다' 등이 서양이 불교를 잘못 받아들이는 대표적 예다. 서양에는 불교는 무신론이라는 것이 정설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가 정신적 문화적 바탕이 되었던 보편주의의 입장이란 것이다. 이 입장은 신을 세우는 기독교를 진정한 종교로 보기 때문에 범신론은 종교가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 불교를 범불론(汎佛論)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는 논리이다.
이처럼 글쓴이는 서구인들의 일방적 판단기준에 의해서 왜곡된 불교 이해를 바로 잡고, 불교가 서구에 전해 줄 수 있는 올바른 메시지를 전한다. 값 8천원.
김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