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라면 불교의례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 의식들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리고 그 속에 함축된 의미는 무엇인지를 알아야함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지금까지 불교의례에 대해 잘 몰랐던 불자들이 있다면 <한국의 불교의례 Ⅰ>(운주사)을 자신 있게 권한다. 불교의례에 대한 확고한 체계를 세우는 것은 물론 신행의 주춧돌로 삼을만한 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은 오늘날의 불교의례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찰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도 의미 깊다. 글쓴이 정각(동국대 불교학부 강사) 스님은 한국불교의 의례에 대한 연구에 앞서 '불교의례의 의미'부터 살핀다. 불교의례는 요식적이거나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해탈의 성취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례의 의미와 성격 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뼈대는 불교 신앙에 있어서 정형화된 행위 즉 의례의 종교적 의미 고찰이다. 글쓴이는 불교의례를 크게 상용의례와 비상용의례로 나누고 그 중 상용의례를 일상생활의례와 불교세시의례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일상생활의례에는 입측의례, 삭발의례, 착의례 등을 비롯해 각종 예불과 탁발의례, 공양의례, 송경의식, 안거, 각종 재일, 기도 및 예참의례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불교세시의례에는 불교 4대 명절을 비롯해 1년 중의 각종 행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각각의 불교의례에 대해 율장과 청규 그리고 의궤서 등을 종합하여 그 변화 과정 및 실행 절차와 방법 등을 상세히 고찰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각각의 의례가 지니고 있는 불교적 의미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

그동안 불교의식집들은 여러 권이 출간됐다. 하지만 대부분 한글 번역을 시도한 것에 불과해 아쉬움이 많았다. 이런 점에서 '불교 제 의례의 설행 절차와 방법'이란 주제의 논문을 토대로한 이 책은, 올바른 신행의 지침서로 활용할만하다. 값 1만8천원.

김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