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7 (음)
> 문화 > 출판
다담선 뿌리찾아 20여년 국내외 누벼
"역대 조사 스님들이 다시(茶詩)를 짓고 음송하였던 차 생활은 지금 우리들이 생각하는 차 생활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 내면 세계에는 바로 다담선(茶湛禪)이라는 선 수행법이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 역대 고승들의 다시를 모아 엮은 <한국 역대 고승의 다시>(명상)를 내놓은 무산스님(경주 해회선원 주지)은 선 생활화의 근본이 다도이며, 그 핵심이 '다시'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스님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하는 것을 다담선'이라고 말한다. 이 다담선을 처음 주창한 사람은 중국 송나라 때의 백운 수단(1024∼1072) 선사. 그가 차를 마시면서 화경청적(和敬淸寂)과 명선(茗禪)이란 화두를 참구하는 다담선을 열었다는 것이다.

효당스님에게 다도를 배운 무산스님은 지난 68년부터 중국과 일본 등 차 생산지를 답사하며 차 연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스님은 '다도'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이 유구대사가 아니라 교연대사라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됐다. 특히 다담선의 수행법을 기록한 <다당청규(茶堂淸規)>와의 만남은 스님의 차 연구를 급선회하게 했다. 바로 다담선의 원류와 우리 나라 다담선맥의 뿌리를 찾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스님은 <다당청규> <중국선종대사전> 등 동양 고전을 통해 다담선의 실체와 대각국사 의천스님이 다담선을 수학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밝혀냈다.

"다담선은 백운 수단 선사가 양기 방회 선사의 문하에서 수행하던 중에 확철대오하여 깨달음을 얻은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우리 나라에 다담선을 들여온 사람은 대각국사 의천스님입니다. 스님은 1084년 송나라로 유학을 떠나 백운 수단선사의 법제자인 원조 종본 선사로부터 다담선을 배웠다는 기록에서 우리 나라 다담선의 초조라 할 수 있습니다."

무산스님은 20여 년 동안 대각 국사 이후의 여러 고승들의 문집과 어록 등을 샅샅이 살펴 26명의 한국 다담선의 선맥을 정리했다. 대각 국사로부터 시작되는 다담 선맥은 고려의 진각-진정-원감-백운-태고-나옹 선사까지 이어졌다. 조선에서는 함허 대사를 시작으로 설잠-보우-서산-정관-사명-부휴-소요-취미-허백-중관-백곡-월저-함월-지환-연담-혜장-초의-범해 선사로 이어져 내려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범해 선사 이후로는 다담선의 맥이 보이지 않다는 것이 글쓴이의 주장이다.

무산스님은 우리 나라 다담선의 수행 화두가 '명선(茗禪)'으로 이어져 왔다고 보고 있다. "'명선'이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함에 있어 차나무에서 새순이 나오는 것처럼 선의 싹이 나온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개창조 백운 수단 선사가 깨달음을 얻고 토해낸 공안입니다. 이러한 연원을 갖고 있는 다담선의 맥이 불가에서 사라진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책은 다담선의 묘미를 알게 하는 역대 조사스님들이 남긴 다시를 찾아내고 우리말로 옮겼다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나라 다담선의 선맥을 처음으로 정리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다담선맥을 정립하는 것은 불교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는 무산스님은 앞으로 고승들의 유고집, 열반송, 오도송 등도 출간할 예정이다. 값 1만5천원.

김중근 기자
2000-10-21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5. 12.6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