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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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끝에 오는 해탈의 기쁨
죽음은 인간을 불안과 공포 속으로 몰아간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티베트의 고승 소걀 린포체는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최근 우리말로 출간된 소걀 린포체의 명상일기 <깨달음 뒤의 깨달음>(오진탁 옮김, 민음사)도 삶과 죽음 등에 대한 가르침을 전한다. 린포체란 불교의 영적 지도자에 대한 존칭. 그는 티베트에서 태어나 잠양 켄체 최기 로되 등 영적 지도자들로부터 전통 불교의 가르침을 받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한 티베트 불교의 대표적 고승이다.

그는 먼저 "우리가 죽음에 직면해서 고뇌와 어려움을 겪게되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무상함'에 담겨 있는 진리를 모르기 때문이다"고 설한다. 그리고 그 진리를 터득하기 위한 방법으로 명상수행을 할 것을 제안한다. 명상 수행을 통해 마음의 본성을 알고, 죽음을 낯설게 여기기 보다 죽음에 익숙해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 곧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즉 죽음을 준비하는 최상의 방식은 '바로 지금, 이 삶'에서 명상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성취하는 것이란 얘기다.

죽음과 명상 그리고 마음의 본성 등에 대해 적고 있는 이 책은, 죽어 가는 사람도 스승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죽어 가는 사람은 자비심을 키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불성은 우리 육신에 가려져 있다가 우리가 육신을 버리는 순간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글쓴이가 말하는 진리는 먼 곳에 있지 않다. 바로 일상의 충실함에 있다. 깨달음이란 "밥 먹을 때 밥 먹고, 잠잘 때 잠잔다는 것과 같다." 명상 수행의 궁극은 일상의 하나하나에 몰입해 자아의 산만함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수행을 생활화하기란 쉽지 않다.

글쓴이가 자주 명상법을 소개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우선 참다운 명상법은 '마음을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러분의 마음을 안식처로 가져가십시오. 그리고 마음을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고 마음을 쉬게 하십시오." '마음을 안식처로 가져간다'는 것은 참선을 통해 마음을 평온한 상태로 이끄는 것이다.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마음을 집착이라는 감옥으로부터 풀어주는 것이다. '마음을 쉬게 한다는 것'은 마음자락을 넉넉하게 펼치고 긴장을 푸는 것이다. 또 명상중에 눈을 떠야 청각, 시각 촉각 등 오감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며,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가볍게 입을 벌려야 한다고 말한다. 궁극적으로 글쓴이가 말하는 명상법은 애써 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것이다.

마음을 놓고 쉬게 함으로써 인간 본연의 선량한 마음 즉 마음의 본성(리그파)에 도달하는 것이 티베트 불교가 가르치는 명상의 최고 목적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매일 음식물을 섭취하듯 매일 명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닦는 수행을 하면 본성을 볼 수 있게 되고, 죽음의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쓴이는 단언한다. 명상은 자신에게 스스로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값 1만6천원.

김중근 기자
200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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