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수많은 의미(상징)가 담겨 있다. 이런 점에서 유·무형의 조형물들은 상징의 덩어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동물은 우리 문화에 어떤 의미를 아로새기고 있을까.
삼국시대에는 까마귀가 태양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행사상의 영향으로 죽음을 상징하게 되었다. 뱀이나 개구리는 부활과 재생을 상징했다. 겨울이면 사라졌다가 봄이면 나타나는 모습을 보면서 영생하는 동물로 여겼던 것이다.
이처럼 동물들이 하나의 고유한 문화로 정착되기까지는 수천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이 땅의 특징과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개성 한데 모여 나름의 고유한 특성이 내기 때문이다.
신간 <33가지 동물로 본 우리문화의 상징세계>(다른세상)는 우리 민속에 나타난 동물들에 대한 상징과 변화를 '문화'라는 잣대로 해석한다. 글쓴이는 경기대학교에서 민속학을 강의하고 있는 김종대(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 씨. 이 책에 등장하는 33가지 동물 상징들 또한 인간사와 연관된 의미들이다.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동물로 상징된 것은 인간의 소박한 바람 때문이다. 삶의 풍요는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돼지의 다산을 보면서 우리는 돼지가 부를 상징한다고 여겼다. 동물의 생태를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시켰던 것이다. 충효사상이 중요했던 조선시대에 개는 충성의 상징으로 장려되기까지 했으며, 학은 고고한 인품을 중요하게 여기는 선비를 상징했다.
이처럼 우리 동물의 상징세계 속에는 우리가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가 어떤 것인지 분명히 보여준다. 또한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의 자연관과 인생관도 함께 살필 수 있다. 값 1만4천원.
김중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