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우 전 서울대(천문학과) 교수는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는데 평생을 바쳐 온 사람이다. 심지어 화장실 갈 때도 전공서적을 놓지 않았다. 그런 그가 98년 정년을 5년여 남겨놓고 스스로 대학 강단을 물러서면서부터 외도(?)를 시작했다. 작년에 <별과 인간의 일생>(신구문화사)이란 수필집을 내더니 올해엔 덜컥 시집을 출간했다.
<똥막대기>(신구문화사)는 이 교수가 불법에 빠져들면서 느꼈던 것들을 쏟아낸 일종의 선(禪) 시집이다. <금강경> 등 경전과 관련서적을 읽으면서 느낀 단상들, 명예퇴직 후 절에 들어가 참선 수행하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원고지에 옮겼다.
우주의 질서를 파헤치던 이 교수는 그것이 결코 불법과 다르지 않음을 노래한다. 별들이 서로 끌고 당기는 힘이 원만하게 조화를 이룰 때 우주는 질서를 유지한다. 별들은 우주를 자기에게 맞추지 않고 자기를 우주에 맞춤으로써 그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인간을 우주 속에 어떻게 관련지을까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주의 일원임을 깨달을 때 우주만물의 생명력과 조화로움은 곧 부처님 가르침이 된다.
천문학과 시.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둘도 '불법'이란 틀 안에서는 하나가 됐다. 값 5천원.
김중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