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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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최고 여승' 일엽 문집 발간
"우선 알아야 할 것은 천주교의 목적지인 천당도 현실계라. 이 세상으로 더불어 천당 생활도 다 꿈이라. 꿈을 깨야 본심을 알뿐인데 꿈을 깨게 하는 불문(佛門)에 들어왔다 도로 나가는 일은 구원의 문에서 도로 나아간 일이니, 과연 얼마나 애달픈 일입니까."

기독교인들이 들으면 논박해야 할 말들이 많은 한 불교도의 `독선적인' 생각을 담고 있는 이 글은 개화기 최초 여류 문인이라는 세속의 수식어를 뒤로 하고 입산했던 김일엽(金一葉) 스님이 `천주교로 개종한 최남선씨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 말이다.

`근대 한국불교가 낳은 최고의 여승'으로 일컬어지는 일엽 스님은 지난 60년대 말 수상록 「청춘을 불사르고」를 써 대중들의 인기를 모으기도 했던 인물.

1월 28일 스님의 입적 30주기를 맞아 수덕사환희대(修德寺歡熙臺)를 중심으로 한 `김일엽스님 문도회'에서 그가 출가 이후 쓴 글들만 묶어 「일엽선문」(一葉禪文ㆍ문화사랑)을 냈다.

갑오경장이 일어났던 1895년 목사의 딸로 태어난 일엽 스님은 신학문을 배우고 도쿄 유학까지 다녀온 당대의 지성인으로 두 차례에 걸친 결혼생활에 실패하면서 자유연애론과 신정조론으로 대표되는 여성해방운동을 벌이다 32세에 돌연 출가,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책에는 그가 쓴 시와 법문, 수필, 논설, 서한이 약 350쪽에 걸쳐 실려 있다.

특히 서한 가운데는 춘원 이광수의 부인 허영숙 여사, 당시 이화여대의 김활란 총장, 동국대의 백성욱 총장, 박정희 국가재건 최고회의 의장 등에게 보낸 글들이 있어 일엽 스님의 교제 범위와 생각을 가늠해 볼 수 있게 한다.

2001.1.27 연합뉴스
200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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