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멸차게 표현하면 인간은 모두 죽음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열차다. 그러나 죽음은 정말 모든 것의 끝인가. 다른 어떤 것의 시작은 아닐지.
「한국인의 죽음관」(서울대학교 출판부)은 죽음은 삶이 완성하는 그 무엇과 밀접히 관련돼 있으며 따라서 결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희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물론 단서가 붙는다. 이 세상을 보람있게 잘 살아야 한다고. 그렇다면 잘 사는 건 또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저자인 이은봉 덕성대 철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다른 사람을 향해 사랑의 리비도가 흐르는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삶과 죽음에 관한 몇 가지 의문에 대해 답변을 듣는다고 해서 쉽게 이해될 문제는 아니다. 저자는 한국인의 생명관과 죽음관, 영혼관까지 넘나들며 자신의 이같은 메시지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실들을 찾아 나선다.
또 염라대왕과 저승사자, 환생에 관련된 문제, 불교에서 표현하는 저승, 티베트 불교에서의 죽음관, 가사상태에서 죽음 이후를 체험한 사람들의 경험담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죽음의 의미와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짚어 본다.
저자가 바라보는 인생은 '학교'다. 인간이 갖고 있는 동물성을 뛰어넘을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해 인간 너머로 도달할 수 있는 기회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280쪽. 1만2천원.
2001.1.23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