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선(祖師禪)은 여래선(如來禪)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선종의 가장 높은 경계로 여겨지던 선학사상체계다. 넓은 의미에서 여래선은 여래(부처님)가 전한 선과 경전에서 전한 선을 가리키고, 조사선은 선종의 모든 조사들이 전한 선을 가리킨다. 즉 인도불교의 선적 요소가 남아 있는 것이 여래선, 중국화된 선이 조사선이다.

그렇다면 여래선과 조사선의 본질적 차이는 무엇일까. 도서출판 운주사가 선학총서 다섯 번째 권으로 출간된 <조사선>(김진무 옮김)은 그 특징을 크게 네 가지로 분석한다. 그 첫 째가 여래선은 점수적이고, 조사선은 돈오적이다. 여래선은 언설과 학리, 사변을 중요시하지만, 조사선은 언어와 문자를 초월한 직지인심(直指人心)을 강조한다. 이밖에도 이 책은 심성론, 수행의 측면, 생활방식 등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설명한다.

이처럼 이 책은 조사선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혜능의 선법을 바탕으로 조사선의 개념부터 발전과정, 여래선과의 차이, 조사선의 형성과 수행론 등에 대하여 광범위하게 다르고 있다. 이를 위해 글쓴이 동췬(중국 동남대학) 교수는 달마·혜가·승찬·도신·홍인 등 혜능 이전 조사들 선법의 핵심내용, 홍인으로부터 신수를 통해 분화된 신수의 여래선법의 특징, 혜능 조사선의 성립과정 등을 고찰한다. 또 조사선의 불성론, 돈오론, 수행론, 조사선이 중국에서의 정통지위를 확립하기까지의 과정과 이후 오가칠종으로의 분화, 즉 분등선(分燈禪)으로의 변화과정까지도 세밀하게 탐구한다.

혜능으로 대변되는 조사선 연구의 결정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 책은, 한국의 선불교의 좌표를 점검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값 1만6천원.

김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