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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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류화가의 경주 남산 예찬론 '…대화'
미리 일러둘 점이 있다. 책의 내용에 한국 독자들이 민족주의적 감정을 개입하지 말자는 제언이다.

저자가 일본인이고, 그가 어떤 인연으로 경주 남산 불교미술의 미술사적 위대성을 예찬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양국 문화의 우열비교는 아니라는 점이다. 아름다운 것에 대한 한일 동시대인 사이의 공감이 중요할 뿐이다.

"나는 한국, 특히 경주 남산의 존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1977년 이래 남산의 선각(線刻)마애불을 관찰하면서 나는 이 선의 우아함과 정교함을 보고 그것이 신라인의 조각기술이 결실을 맺었다고 판단하면서 어떤 숭고한 계시와 친근감에 사로잡혔다."

화가인 히라노 쿄코(80)씨는 여러 마애불 중 이 선각 마애불에 껌뻑 죽는다.

이렇게 완성도가 뛰어난 마애불을 본 적이 없고, 남산 석불 중 단연 압권이라는 예찬을 책 내내 펼친다. 이 예찬은 국내 미술사가들도 공감하고 있는 대목이다. 우리 관심은 그가 남산과 맺은 인연에 쏠린다.

그는 중년들어 죽음의 기로에서 마침 불교에 눈을 뜬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한 한국인의 소개로 경주 남산을 소개받은 것이 1970년대 초반의 일. 당시라면 경주 사람들조차 '신라인이 산속에 건설한 위대한 불국토(佛國土)' 의 존재를 잘 모르고 있던 시절이다.

저자는 이후 셀 수 없을 만큼 경주를 드나들며 '한국에서 찾은 영원' 에 경의를 표하고, 이를 다양한 각도로 자신의 화폭에 담아왔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아팠던 몸도 치유됐다. 책은 이 과정에 대한 기록. 썩 효율적인 편집은 아니지만 히라노씨 그림들도 칼러 도판으로 소개돼 있다.

2000.10.12 중앙일보
200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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