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흐름과 그 안에서 사색한 생(生)의 의미를 담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레)이 나왔다. <산에는 꽃이 피네>이후 2년 반 만에 류시화 시인이 엮어낸 책이다. 지난 20년 간 법정 스님이 쓴 글 가운데 계절에 관한 수상들만을 모아 엮은 이 책은, 오래 여문 만큼 그 맛 또한 깊다. 책 곳곳에서 늘 새롭게 태어나는 자연을, 깨어 살기 위해 배움과 사색으로 충만한 법정 스님을, 또 류시화 시인의 생태적 감성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다섯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개의 장이 있고, 그동안 스님이 주위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가 그 마지막 장이다. 특히 '편지'는 그간 보여지지 않았던 스님의 일상과 지인들에 대한 배려 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편지 속에 담긴 개인적 감상과 절제되지 않은 말들이 책에 실릴 만큼 의미 있다고 여기지 않아 내켜하지 않았던 스님, 그에 대해 류시화 시인은 이렇게 적고 있다. "거듭된 간청으로 내가 이 편지들을 여기에 수록한 것은 스님의 뜻밖의 인간적인 모습과 더불어 '수행자는 하루살이처럼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어제를 버리고 하루하루 늘 깨어 있어야 한다'고 일깨우는 스승의 목소리가 그곳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값 8천원.
김중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