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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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양 사찰 기행문 '낙양가람기'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 중국 북위의 수도 낙양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졌을까.

신간 <낙양가람기>(양현지 지음, 서윤희 옮김, 눌와)는 제목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낙양의 사찰들을 둘러보고 쓴 기행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낙양의 사찰에 관한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당시 북위는 황제에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불교에 심취해 있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사찰을 통해서 북위 역사 저변에 깔린 그 시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까지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사서라 할 수 있다.

불교적 관점에서 볼 때 당시 낙양은 불교교류와 경전연구의 중심지였다. 북위는 육로를 통해 서역 스님들과 자주 접촉할 수 있었다. 선무제는 외국 스님들을 위해 영명사를 건립했는데, 3천 여명이 찾아왔다고 한다. 또한 보리사, 법운사 등은 서역의 스님들에 의해 세워지는 등 낙양에는 1,367개의 절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보리류지는 20여 년 동안 39부 127권의 경전을 번역할 정도로 많은 경론들이 번역되었다. 이러한 번역과 경전 연구로 인해 중국불교는 인도 불교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불교를 확립하기 시작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사찰을 중심으로 낙양에서 40년 동안 벌어진 여러 가지 일들을 기록한 이 책은, 모두 5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낙양성 안쪽에서 시작하여 성동·성남·성서·성북의 순으로 이어진다. 각 부문은 지역의 대표적인 절들을 소개하며, 절의 명칭, 세운 사람, 위치, 부근의 건물과 풍경, 절에 대한 설명, 그 절과 관련된 인물이나 역사적 사실, 설화 등의 순서대로 짜임새 있게 서술하고 있다. 특히 성북편 '문의리'에는 송운과 혜생의 <서역기>가 기록되어 있어, 이를 통해 당시의 서역 가는 길과 서역의 풍습, 부처님이 남긴 유적과 그에 얽힌 사연들도 알 수 있게 해준다.

5세기 말부터 6세기 초에 이르는 북위 불교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습이 운강·용문석굴의 불교조각과 번역된 경전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낙양가람기>는 <제민요술>, <수경주>와 함께 북위시대 3대 명저로 꼽히고 있는 책으로 우리말로 처음 번역됐다. 값 1만2천원.

김중근 기자
200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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