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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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연구가 이세영씨 <직지 디제라티> 펴내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직지>.
교과서에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나와있는 이 책이 알려진 것은 그러나 최근의 일이다. 1970년대 초 유네스코가 주최하는 '책의 역사' 전시회에 출품되면서부터다. 수백권을 찍었지만 불행히도 하권 한권만 전하며 그나마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중이다. 여러 차례 프랑스에 반환을 요구했지만 아직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직지 연구가로 알려진 이세열씨가 1996년부터 기고했던 칼럼·기고·투고들과 1998년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던 것을 정리해 <직지 디제라티>(도서출판 직지)로 엮은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 번역서나 해설서, CD-ROM, 인터넷 사이트,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직지를 알리고자 노력했으나 아직도 일반인들이 <직지>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우선 <직지>가 불경이 아닌데도 <직지심경>이라고 잘못 알려진 사연을 밝힌다. 프랑스에 있는 원본에 누군가 '직지심경'이라고 쓴 붓글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직지>가 여러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고, 서명이 같은 다른 종류의 책들과 구별하기 위해 <백운직지심체> 혹은 <지공직지>라 부를 것을 제안한다.

디지털(Digital)과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지식인이라는 의미인 리터라티(Literati)의 합성어인 디제라티(Digerati)란 책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금속활자로 대표되는 인쇄술의 발달이 지식과 정보를 대중에 확산시켜 민주주의, 산업혁명, 종교개혁 등 현대문명의 초석을 놓았던 것처럼 직지의 창의력을 이어받아 정보혁명시대를 열어가자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다.

하지만 <직지>에 대한 글쓴이의 지나친 애정은 자칫 이 책이 주는 메시지를 모호하게 만드는 면도 없지 않다. <직지>가 세계에 자랑할만한 문화유산임에는 틀림없지만 <직지>가 갖는 가치에 치중하다보니 다소 주관적인 견해들이 다듬어지지 않은 채 곳곳에 드러난다. 수필형식으로 엮은 점도 채 검증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비치기도 한다.

이런 점들도 이 책의 의미를 떨어뜨릴 정도는 아니다. 글쓴이의 말처럼 <직지>의 가치 못지않게 "직지의 내용이 무엇이며 왜 지금 다시 직지인지"를 알리는 일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값 8천원

권형진 기자
200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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