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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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불교는 어떻게 보나 '불교와 생명윤리학'
안락사 문제는 현대 의료윤리학에서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이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 생명을 연장하는 의료기술의 향상으로 이어졌고, 이는 죽음을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는 의문을 불러왔다. 현대의학은 뇌 기능의 정지라는 측면에서 죽음을 정의하고 있지만 안락사를 둘러싼 의학적·윤리적·법률적 논쟁의 불씨를 꺼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불교는?

<불교와 생명윤리학>(불교시대사)는 오늘날 의료윤리학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쟁점들, 이를테면 안락사, 인공유산, 태아실험, 뇌사 등을 '불교적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하나의 단초를 제공한다. 영국의 저명한 불교학자인 저자는 현대의학이 제기하고 있는 각종 윤리적 문제에 대해 불교적 원리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할 것인가를 모색하고 있다. 윤리적 문제에 대한 '불교적 관점'은 초기불교인 상좌부 경전 및 주석서에 토대를 두고 있다.

저자는 먼저 불교에서 윤리학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2장과 3장에서는 생명의 시작과 끝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도덕적 쟁점들을 다루고 있다. 각각의 쟁점들에 대해 초기불교의 원전에서는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뿐만 아니라 이들 문제에 대해 현대적 관점에서 재검토를 시도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윤리적 쟁점들에 대한 불교적 관점은 존재하는가"는 질문 자체가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런 질문들을 던지려는 노력을 강조한다. 저자는 "인공유산과 안락사는 오늘날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교적 관점에서 이와 같은 쟁점에 관한 논의가 이뤄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불교가 좀더 보편적인 진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각종 윤리적 상황에 대해 독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론의 성격이 강한 나머지 다소 작위적인 경전 인용이 눈에 거슬리기도 한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 책에서 살아있는 생생한 현장지식으로서의 불교와 윤리학 및 의학 간의 밀접한 관계를 새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값 1만원.

권형진 기자
200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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