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성자가 갠지즈 강가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 강 건너편에서 그 모습을 본 다른 성자는 오랜 수행 끝에 얻은 자신의 초능력을 그 성자에게 과시하고 싶었다. 그는 강물 위로 가로질러 명상중인 성자에게 다가갔다.
"지금 제가 뭘 했는지 보셨나요." "그럼요, 강물 위로 걸어오시더군요. 어디에서 배우셨지요."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12년 동안 고행을 했답니다. 한 쪽 다리로 선 채 일주일에 엿새를 굶으면서 노력간 결과죠." 명상하던 성자가 강 위를 가로질러 온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걸 배우기 위해 그렇게 고생을 했나요. 단 2루피(60원)만 주면 언제나 뱃사공이 나룻배로 강을 건네주는데요."
남에게 보이기 위한 행복은 진짜 행복이 아님을 일러주는 짧막한 인도우화 한편이다.
<인생은 어떻게 역전되는가>(푸른숲, 이옥순 편역)는 고대부터 인도 민간에 전해지고 있는 우화들 가운데 현명함과 정직함으로 어수선한 세상과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만을 가려 뽑아 엮은 우화집이다. 설산에 들어가 30년을 고행하고 갠지즈 강가에서 명상하는 수행자들이 이 책의 주인공은 아니다. 복작거리는 거리에서 물건을 팔며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날의 생존을 위협받지 않기 위해 부단히 잔꾀를 부려야 하는 토끼와 생쥐들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행복을 얻기 위해 눈물겹게 투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이 지향하는 삶은 지극히 선량하다. 이처럼 이 우화들에는 누추한 일상 이면에 인도인의 지혜롭고 낙천적인 인생관이 짙게 깔려 있다.
이 책을 손에 쥔 독자들은 이 이야기를 읽어 가는 동안 고단한 세상살이에서 끝까지 정직하게 살아 남아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착함을 지향하는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미덕들, 겸손·용기·절제·정직 등을 배울 수 있다. 값 8천5백원.
김중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