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10.1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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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불교 생명은 끝없는 혁신
, 히라카와 등 동서양 학자들이 논문들을 일일이 분석하면서, 초기의 여러 대승 경전들이 재가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것을 대승의 '재가 기원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즉 스님들에 대한 비판을 구체화하기 위해 경전에서 재가자를 등장인물로 채택했지만, 대승경전들은 분명히 출가 스님들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의 또 다른 주장은 교리적 혁신도 스님들이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가자들의 대승운동을 스님과 같은 지위를 얻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불탑 숭배 등 신앙적 차원에서의 재가자들의 큰 영향력은 배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대승불교의 가르침을 크게 지혜와 자비 두 측면으로 나누어 살핀다. 지혜의 부분은 반야부와 중관, 유식, 여래장 사상이고, 자비의 부분은 <화엄경>, <법화경> 등 정토 계통의 경전과 불·보살을 관련지어 설명하고 있다. 각 주제들은 한 권의 책에 담아내기가 무모할 정도로 방대한 내용이다. 하지만 대승 경전과 논서를 보기 전에 큰 흐름을 잡아주는 튼실한 다리 역할은 충분히 해낸다.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 불교의 가르침이란 공허한 메아리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져봤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불교는 삶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얻은 바를 현실에서 실천하게 하는 종교다. 불교는 본질적으로 수행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이전의 대승불교 관련 책들은 교리와 수행을 별개로 취급해 왔다. 하지만 이 책은 불교의 이론과 수행을 접목시켜 설명한다.

글쓴이의 수행론은 티베트 불교의 수행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태국이나 미얀마 등 남방불교의 수행 센터에서 수행한 사람들이 불교의 구체적인 수행이론들을 정리하여 낸 책들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남방불교와 다른 티베트 문화권에서 자란 대승불교의 이론과 수행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티베트 수행론은 우리가 왜 일체 중생을 구제하고 서로 돕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밝히고 있다. 그것은 바로 나와 남이 둘이 아닌 관계에 있음을 자각하고, 남을 돕는다는 것이 나를 이롭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의 강점은 서양불교학자의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력으로 독자들을 압도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단순한 분석에 그치지 않는다. 시대와 상황의 변화 속에서 궁극적인 목적을 잊지 않으려고 여러 변화를 수용하고 변화를 이끌어 가는 끊임없는 대승불교의 자기 혁신의 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값 9천5백원.

김중근 기자
200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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