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한다스 까람찬드 간디(1869∼1948)의 사상을 경제적 주제를 중심으로 살피고, 그의 경제윤리와 철학을 현대사조의 패러다임을 통해 재해석한 <무소유의 경제학>(솔)이 우리말로 출간됐다.
글쓴이 아지뜨 다스굽따는 간디를 "경제학자"로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간디의 경제관이 "이상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당시 인도의 현실 인식에서 나온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비전이었음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그 동안 우리에게 소개된 간디에 대한 서적들이 그의 생애나 종교 혹은 종교철학적 관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면, 이 책은 간디의 경제 사상을 주제로 현대 경제, 철학의 중심적 문제들을 다양한 사상가들의 입장과 비교했다는 점에서 그 전문성이 두드러진다.
글쓴이는 "개인"을 경제와 사회활동의 주체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자기 이익 추구를 지향한다는 "개인주의"와 차별을 두기 위해 "무소유적 개인주의"라는 용어로 간디 사상을 특징짓는다.
경제학은 삶의 정신적 토대와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경제학과 정치는 물질적인 것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종교적, 문화적, 정신적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간디의 무소유 사상, 즉 "보관인 정신(내 것은 내가 잠시 맡아둔 것일 뿐이다)"은 그의 자아실현 개념인 "진리 파지(眞理把持)"로부터 자연스럽게 도출된 경제윤리이다. 간디의 관점에서 볼 때 정신적 가치는 정치, 경제, 농업, 교육 그리고 그 밖의 일상생활의 활동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종교도 경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통합된 관계 속에서만이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 사이에 갈등이 없다. 경제와 윤리가 분리되면 탐욕, 부패, 경쟁, 권력 추구, 약자에 대한 착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의 깊은 독자는 간디가 분명한 경제관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무한 경쟁의 논리와 욕망 충족의 극대화에 젖어 있는 우리에게 간디의 "무소유 사상"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눈여겨 볼만하다. 값 9천5백원.
김중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