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석존께서 고행하셨다고 알려진 전정각산(前正覺山) 아래, 불가촉천민들을 위한 학교 ‘수자타 아카데미(Sujata Academy)’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던 인도 JTS(이사장 법륜)의 개발구호사업도 이제 활동 9년째를 맞게 되었다. 매년 1월 초 JTS의 불교성지순례단이 인도를 찾아올 때 수자타 아카데미의 개교기념식이 진행되어 한 해 한 해를 정리해왔지만, 금번 열리는 9주년 행사는 어느 해보다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번에는 연례적으로 열리던 수자타 아카데미의 개교기념행사 외에, 작년에 개교한 ‘청소년 노동학교(YSS,Youth Shramadana School)’ 학생들이 직접 지은 마을 유치원 개원 행사가 있으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아 시작되었던 ‘수자타 기술학교(Sujata Technical School)’ 건물도 완성을 목전에 두고 개원식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작년 1월 10일 무장강도들의 흉탄에 고인이 되셨던 고 설성봉 거사를 위한 추모비가 같은 날 기념행사에 맞춰 제막된다.
JTS 성지순례단은 1월 10일 저녁 바라나시에서 둥게스와리 JTS 인도사업장에 도착할 예정으로, 다음날 11일 오전에 석존의 성도지 ‘보드가야’의 마하보디 대탑을 참배하고, 이 날 오후 청소년 노동학교 학생들이 손수 짓고 진행하는 아자드비가의 유치원 개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청소년 노동학교는 생계문제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위해 기본적인 문맹퇴치 교육과 실습위주의 기술교육을 통해 삶의 기반을 마련해주는 실험적인 학교이다. 작년에 개원한 이래 실습장으로 아자드비가 마을 유치원 공사를 시작한 하였고 이제 완공식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당일 행사에는 새 유치원 건물에서 수업을 받게 될 75명의 유치원 학생들과 청소년노동학교 학생과 선생 그리고 유치원 부지를 기증한 현지 주민을 위로하는 시간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같은 시간대에 수자타아카데미 뒤 마을 운동장에서는 ‘제3회 JTS컵 축구대회’의 결승전이 열릴 예정이다. JTS 마을개발팀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2001년에 시작되어 둥게스와리 마을사람들의 최대관심사가 된 행사로 올해도 9개 마을 10개팀 15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최고의 마을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 설설봉 거사 추모비 제막식도
9주년 행사의 정점이 될 12일에는 1부 행사로 ‘설성봉 거사 추모비 제막식’이 오전 9시부터 1시간여에 걸쳐 진행된다. 이 행사에는 JTS 성지순례단 및 현지 주재 한국인 자원봉사자 16명, 그리고 설성봉 거사의 감독아래 수자타 기술학교 공사에 참여했던 공사장 노동자들이 참여하고 수자타 아카데미 학생들이 새로 조성된 추모비 주위에서 촛불을 이용한 추모 헌무를 공연할 예정이다. 설성봉 거사는 ‘정토회(의장 유수)’의 실무자로 2001년 7월에 인도로 파견되었으며 현지 기술학교공사 및 관리, 보안책임을 맞고 있다가 2002년 1월 10일 JTS 사업장을 습격한 무장강도들의 총에 운명을 달리하였었다.
이 날 10시 30분부터는 당일 2부 행사이면서 9주년 행사의 메인 이벤트인 ‘수자타 기술학교 개원식’이 열린다. 성지순례객 145명 외에 외부초청손님 200여명이 참석하고 마을부녀회원들과 주민들, 수자타 아카데미 전교생이 참석하여 대성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식후 문화행사로써 인도 학생들이 펼치는 태권도 시범이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수자타 기술학교는 수자타 아카데미를 졸업하고도 실제적인 취업자리를 구하기 힘든 사회적 조건을 타개하기 위해 소득증대와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직업훈련센터의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층 8개의 교실로 시작되는 기술학교는 의료, 기계, 건축, 농업, 가정 5개 분야의 전문교육을 시킬 예정이며 공통과목으로 영어, 한국어, 컴퓨터 수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이 건물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명을 달리한 설성봉 영가를 기념하기 위해 도서관 한켠에는 고인의 행적과 유물을 전시하는 기념관이 들어선다.
3부 행사로는 ‘수자타 아카데미 9주년 기념식’이 11시 30분부터 열리며 이 때에는 지난 9년간 수자타 아카데미를 위해 함께 일해왔던 사람들을 모시고 감사의 선물을 증정하는 자리와 수자타 아카데미 학생들의 문화공연 한마당이 이어진다.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6년간 인도 JTS의 현장 실무책임자였으며 지난 10월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는 선주(이덕아) 법사 등이 인도에 들려 본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9주년 행사의 마지막인 4부 행사로는 오후 2시 30분부터 한국인 성지순례단과 JTS컵 축구대회 우승팀 간의 한국-인도 친선축구대회가 또한 준비되어 있다.
12일의 주요행사를 위해 500피트 높이의 불상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마이트레야 프로젝트’의 주지스님을 비롯한 보드가야에 주석하고 계신 한국과 동남아 각국에서 온 60여명의 스님들, 그리고 지방정부의 주요관료들이 초청될 예정으로 총 1500여명의 축하객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 JTS는 1993년 인도 동부 캘커타 근교에서 의료구호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보드가야 부근 전정각산 아래(현지명: 둥게스와리)에 정착사업장을 갖추고 현재 수자타 아카데미라는 초중등과정의 불가촉천민들을 위한 무료교육시설과 13개 마을을 대상으로 한 마을 유치원 12곳을 운영하는 것 외에 주위 100여개 마을에서 찾아오는 지바카 병원, 그리고 8개 마을에 대한 개발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마을개발팀, 실험적인 실업학교인 청소년 노동학교와 이번에 완공되어 조만간 개교하게 될 직업훈련센터 수자타 기술학교까지, 천민거주지 내에서 문맹과 질병, 가난에 대항할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을 준비함으로 소외지역의 안전판 역할을 해오고 있다.
김동훈 인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