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생일이 언제인지 아십니까? 키와 체중은 얼마이고,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학년과 반은 알고 계세요?”
'좋은 엄마', '좋은 아빠'가 되고 싶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자녀와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모르는 아버지들이 많다. 드물긴 하지만 아예 이런 의식조차 없는 아버지도 있다.
최근 들어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의견과 경험을 나누고, ‘바람직한 아버지상’을 실천을 통해 찾아가려는 아버지모임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에 대한 아버지들의 관심이 활발해진 계기로 IMF 외환위기를 꼽는다. 경제난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남성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경제적으로 풍족해지고 주5일 근무제 도입 등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가장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한 이유다.
1992년에 창립한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www.fathers.or.kr)이나 아이를 사랑하는 모임인 ‘아이사모’(www.isamo.co.kr)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주말이면 ‘아빠와 함께 기차여행’, ‘자녀와 함께 캠프’를 떠나기도 하고 ‘소년소녀가장 후원회’를 운영하기도 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산하 ‘딸 사랑 아버지 모임’(02-2273-9535)은 서로의 경험담과 육아에 관한 정보를 나누는 한편 호주제 폐지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2년 전 문을 연 인터넷 사이트 다음(www.daum.net)의 카페 '좋은 아빠'와 ‘좋은 아빠 모임’은 회원이 각각 3천명, 1천8백 명을 넘어섰고,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아버지 교육 프로그램인 ‘좋은 아버지 교실’도 아버지들의 만남의 장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인터넷의 육아 포털 사이트에는 '아빠의 육아일기'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고, 일부 유치원에서는 '학부모 참관 수업'을 '엄마 참관 수업'과 '아빠 참관 수업'으로 나누어 아버지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아버지는 자녀들의 본보기가 된다. 따라서 자녀들에게 전해지는 아버지의 사랑은 건강한 자녀를 만드는 토양이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의 참다운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아버지의 전화'(02-2208-0660) 정송 대표는 “무조건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 욕심보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법을 조금씩 익혀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사모’의 설동광 대표는 자녀와의 대화에서 중요한 것 두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로는 자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줘야 한다는 것.
80%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는 20% 정도가 되어야 한다. 아빠가 재판관이 되어 아이의 이야기를 판단하고 결론을 짓는 것이 아니라 배심원의 입장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이야기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아이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번 대화와 똑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면, 아이는 아빠와 나누는 대화에 흥미를 잃게 된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12가지 방법>
1. 자녀와 여행하는 아버지가 되자.
2. 자녀를 칭찬해 주는 아버지가 되자.
3. 자녀가 가정의 따뜻함을 느끼게 하자.
4. 자녀와 함께 서점에 가보자.
5. 자녀의 학교에 가보자.
6. 가족에게 편지를 써 보자.
7. 부모님의 고향을 자녀와 함께 찾아보자.
8. 일주일에 한번은 가족의 날로 정하자.
9. 아버지는 자녀가 성숙한 사람으로 자라는데 조력자임을 명심하자.
10. 아버지도 감정을 가진 인간임을 보여주자.
11. 교통신호를 지키는 아버지가 되자.
12. 약속을 지키는 아버지가 되자.
<한국가정경영연구소가 추천한 아버지들을 위한 도서 10>
'좋은 아빠 자녀 교육법' 설동광/청양
'자식을 부모의 팬으로 만들어라' 한두현/나남
'아들아, 아빠가 정말 잘못했구나' 이태호/명상
'넘치게 사랑하고 부족하게 키워라' 제인 넬슨/프리미엄북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떠나는 10단계 여행' 레이 턴블/한울림
'한 아이' 토리 L. 헤이든/(주) 샘터
'딸 그리고 함께 오르는 산' 제프리 노먼/청미래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1분 혁명' 스펜서 존슨/동아일보사
'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신의진/중앙M&B
'아들아 아빠 눈 보고 말해' 임기원/동아시아
여수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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