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의 ‘왕눈이’ 염원준(26·LG증권)이 장가를 간다.
염원준은 오는 12월8일 오대산호텔에서 소개로 만나 2년동안 사귀어온 미모의 스튜어디스 정현정씨(28)와 화촉을 밝힌다.
염원준의 결혼식 주례는 월정사 주지인 현해 스님이 맡는다. 스님이 결혼식 주례를 보는 것은 간혹있지만 씨름선수 중 스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염원준이 현해 스님을 주례로 모신 것은 염원준과 현해 스님의 약속 때문. 월정사 스님을 통해 현해 스님을 알게 된 염원준은 독실한 불제자.
아버지 염돈철씨가 월정사 불자모임인 거사람회 회원인 탓에 틈만 나면 월정사를 찾고 월정사내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에서 108배를 올리는 등 불심이 강하다.
염원준의 강한 불심에 현해 스님은 유발상좌(속가제자)로 거둬들였고 대회출전 때마다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염원준은 오랜전부터 결혼식 주례를 현해 스님에게 부탁했으나 “장가도 안간 사람이 주례는 무슨 주례”냐며 거절했다.
그러나 현해 스님은 염원준의 끈질긴 부탁에 백두장사에 등극하면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한 것. 염원준의 뜻을 정중하게 거절한 것이었으나 염원준이 지난달 안동대회에서 덜컥 백두장사에 올랐다.
염원준은 지난 5일 월정사를 찾았고 정중한 주례부탁에 15년전 유발상좌의 결혼식 주례를 본 후 일체의 주례를 거절했던 현해 스님은 꼼짝없이 약속을 지킬 수밖에 없게 됐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