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 65세 이상 노인 연령층 비율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서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고, 2022년엔 14%를 넘는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체적, 정서적 소외를 겪고 있는 노인문제에 대해 이렇다 할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한 현실에서 불교계가 최근 ‘화방동산’, ‘붓다의 집’, ‘연꽃마을 감로당’ ‘울산노인요양원’등 노인무료 요양시설들을 잇달아 개원하며 노인복지의 새 장을 열고 있다.
전문화된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최근 개원된 노인전문 요양시설들은 불교의 자비사상을 근간으로 ‘효(孝)의 사회화’ 운동을 이끌겠다는 불교계의 적극적인 의지를 담아내며 노인복지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보이고 있다.
“오늘 많이 시끄러웠죠? ‘아들스님’이 이제부터 정말 편안하게 잘 모시겠습니다.”
10월 30일, 3천여명의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남해 화방동산의 개원식을 마친 원장 효천스님이 할머니들의 방을 찾았다. 개원식 행사로 분주했던 오전동안, 어르신들이 느꼈을 불편을 걱정한 것이다. 크고 작은 일들을 챙기는 모습이 마치 친아들처럼 다정스럽다. “이제 아들스님은 물론, 많은 딸, 아들이 생겼으니 아무 걱정 마시고 편안하게 생활하시라”는 효천스님의 말에 고단하고 외로운 삶의 그늘을 떨치지 못했던 어르신들의 표정이 밝아진다.
화방동산은 외롭고 소외된 무의탁 노인을 위해 쌍계사 본 말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무료 노인요양시설이다. 사회복지법인 화방복지원이 불교의 자비, 보시, 보은, 보살 정신을 실현코자 마련한 쉼터로 2만6천평 부지에 지하1층 지상3층 820평 규모로 1차, 생활동 준공식을 가졌다.
총 32억원의 비용을 들여 건립된 화방동산은 법당을 비롯, 황토찜질방, 물리치료실, 영상스크린 등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146명 노인들에게 24시간 간호사 대기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50여 노인이 입소해 있으며 효천스님을 비롯, 사회복지사 1급인 법수스님, 김옥점 간호조무사, 이성형 사무국장 등 20여명의 직원들이 아들 딸 노릇을 하고 있다.
특히 남해 지역 노인들에게 적극적인 효서비스를 펼치기 위해 11월부터 도시락배달, 의류세탁 등의 재가 복지서비스도 펼칠 계획이다. 또한 연차적으로 화방동산 인근에 지역 노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춘 ‘재가동’과 스님들과 어린이를 위한 복지시설도 마련할 방침이다.
화방동산 개원과 함께 불교계 노인복지 참여와 관심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붓다의 집, 감로당, 울산노인요양원등 전문요양시설의 개원으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10월 12일 대구 사회복지법인 감천(대표이사 오정)이 무료 전문노인용양기관인 ‘붓다의 집’을 개원해 현재 20 여명이 입소해 보살핌을 받고 있다. 연면적 340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물리치료실, 의무실, 야외공연장, 장애편의시설 등을 갖춘 붓다의 집은 노인건강체조, 풍물 및 텃밭가꾸기 등으로 노인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또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이사장 각현)은 10월 8일 안성에 70명의 노인들이 입주할 수 있는 감로당을 준공했다. 감로당은 단기보호시설, 명상실, 진료실, 이ㆍ미용시설 등 현대식 시설을 완비하고 있으며 야외 잔디공원, 야외무대 등을 조성해 노인들의 휴양에 만전을 기했다.
이 밖에도 3월 개원한 울산시립노인요양원(원장 명관)은 석남사가 수탁운영하는 노인전문 요양원으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610평 규모로 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지역 노인들의 휴양과 정서적 안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불교노인전문요양시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구 영남불교대학(학장 우학)이 최근 사회복지법인 ‘좋은 인연’을 설립, 노인복지를 위주로 한 복지관 운영 계획을 밝혔다. 11월 3일 개원하는 영남불교대학복지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연건평 4백평 규모로 노인휴게실, 탁아방, 강당 등의 시설을 갖추고 지역 노인복지를 위한 서비스를 펼치게 된다.
<아함경>에는 “의식을 제공함은 하품의 효양이요, 어버이의 마음을 기쁘게 함은 중품의 효양이며, 부모님의 공덕을 여러 부처님께 회향함을 상품의 효양”이라고 설해 놓았다. 화방동산, 붓다의 집, 감로당 등 최근 문을 연 노인전문요양시설은 소외된 어르신들을 부처님의 진리로 이끌며 많은 불제자들이 상품의 효양을 행할 수 있는 실천의 길을 열어 놓았다.
천미희 기자
mhcheon@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