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관통도로 저지 때 일어난 비구니 스님 폭행 사건에 이어 또 다시 비구니 스님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10월 29일 보문동 미타사(주지 원호)와 성북구 사암연합회(회장 정수), 미타사 신도회(회장 장소님) 등 100여명이 미타사 앞 현대 아이파크 건설현장에서 집회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오전 8시 30분 경 스님과 신도들이 건설현장 입구에서 집회를 시작하려 하자 현장 인부들이 집회 참석자들에게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지 스님과 총무 스님들이 호수를 빼앗으려 했고, 이 과정에서 주지 스님의 장삼과 총무 스님의 고의(바지)가 찢어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 정수 스님은 “합법적인 집회를 방해하고 법복을 찢는 것은 불교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말하며 “시공사측인 현대산업개발 본사 항의 방문 및 형사고발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집회는 천년고찰인 미타사 앞 25m 전방에 15층짜리 대형 아파트를 지으면서 시작됐다. 착공 당시 보문 제1구역 주택재개발 조합(조합장 정지원, 안암동 영암교회 장로)측은 미타사에 대웅전 전면 조망권 확보차원에서 15층짜리 건물을 대웅전 조망라인 바깥에 배치하고 그 자리에 어린이 놀이터와 경로당을 배치하기로 합의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조합측은 1998년 6월 6번의 설계변경 끝에 15층짜리 건물을 미타사 정면으로 배치하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여기에 미타사측은 지난 9월 대체법당 건축요구 등의 문제제기를 시작했고, 미타사측과 조합측은 10월 2일 13억 정도 선에서 피해를 보상하는 등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10월 4일 조합측은 약정서에 시간과 장소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일방적으로 파기해 버렸다.
정지원 조합장은 “약정서 파기는 미타사측과 조합 측의 합의하에 파기했다”고 밝히고 “피해보상도 조합원당 500여만 원이 드는 만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해 합의점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원호 스님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조합측은 거짓말로 일관했다”고 말하고 “조망권 확보 차원에서 현재 대웅전 자리 위에 새 법당을 지어주지 않으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원호 스님은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현재 주지직 사퇴서를 총무원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남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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