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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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참선이 나를 지키는 힘이예요”
“나의 우승 뒤엔 항상 부처님과 부모님의 기도가 있어요.”

10월 14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모바일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화려한 역전승을 거둬 한국 골프 낭자군단의 최고봉임을 다시 한번 확인 시키고 15일 귀국한 박세리(25).

그녀는 불심도 챔피언급이다. 단주를 차고 필드에 나가는 것은 이미 익숙한 그녀의 이미지. 만(卍)자형 귀걸이를 줄기차게 달고 다닐 때는 “나치즘의 표식이냐”는 질문을 수 없이 받아야 했다.

그녀의 불심은 집안에 기도방을 두고 매일 기도하는 어머니(김정숙, 무심행)와 아버지(박준철)로부터 이어진 것이다. 박세리는 그 불심을 배경으로 세계적인 골퍼가 된 셈이다. 17일 저녁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 ‘이글 빌리지’(충남 유성)에서 만난 박세리는 마냥 밝았다.

다른 운동과는 달리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기록과 싸우는 골프에 있어 가장 큰 적은 바로 자신. “나를 이기려는 노력이 투어에 함께 나선 모든 선수들을 이기는 비결”이라는 박세리는 “매일 잠들기 전과 잠에서 깬 직후 5-10분씩 하는 참선이 나를 지키는 힘”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홀에서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무슨 생각을 하는가?

“행복해요. 많은 분들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고 부처님의 가피라는 것도 믿어요. 그러나 그 우승의 기쁨을 오래 갖고 있을 순 없습니다. 다음 경기를 위해 다시 마음을 정돈해야 하거든요.”

-단주를 차고 다니는 이유는?

“맘이 편해져요. 항상 나를 위해 기도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참선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경기에 임했을 때 마음이 산란하거나 흔들리는 것은 치명타입니다. 어떤 경기에서나 우승을 해야겠다는 욕심이 없을 순 없어요. 이기기 위해 경기를 하는 것이고 혼신의 힘으로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프로의 길이니까요. 그러나 라운딩을 할 때 우승에 대한 집착이 머릿속을 맴돌면 좋은 샷이 나오지 않아요. 참선은 바로 자신을 해치는 집착을 떨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늘 ‘마음을 비우라’고 하시는데 참선을 하면서 그 도리가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경기를 진행하면서 타수를 줄이려면 욕심을 내야 하지 않겠는가?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잡념을 버리고 몰두하는 거예요. 욕심과는 다르죠. 그래서 오히려 마음을 비울 때 몰두할 수 있어요.”

-25일부터 제주에서 CJ나인브릿지클래식 경기가 있는데...

“좋은 성적을 내야죠. 국내경기가 약간 더 부담스러운건 사실이지만.... (부처님이) 도와 주시겠죠? 제주도에 가서도 사찰을 찾아 기도할 생각입니다”

-결혼은 언제?

“글쎄요. 좋은 인연이...”

그녀에게 결혼 계획을 묻자 아버지 박준철씨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했다. 그러자 박세리가 “그래도 약속을 지킨 셈이잖아. 6점밖에 안 남았으니까....”라며 어리광(?)을 부리는 걸로 봐서 결혼과 관련 부녀(父女)간에 모종의 약속이 있는 듯했다. 어머니는 “아직 언니도 안 갔는데...”라며 웃을 뿐이었다.

유성=임연태 기자
ytlim@buddhapia.com
200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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