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의 노후대비 보험가입이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최근 2~3년 새 연금보험 가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승려 노후복지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이에 대한 각 종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0월 14일 생명보험협회가 밝힌 삼성생명의 ‘성직자 노후대비 보험가입 현황’에 따르면 올 4월부터 8월까지 성직자(스님, 목사, 신부)의 보험가입 건수는 모두 1만1천2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천629건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 4월부터 8월까지 매달 성직자들의 가입건수가 2천 건을 넘어서, 지난해 월평균 1천 건 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스님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가량(3천3백여건)으로, 2년 전과 비교해 대략 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생명보험협회는 밝혔다.
생명보험협회는 또 보험에 가입한 스님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50대가 45%가량으로 가장 많고, 30대가 30%, 40대가 25% 정도라고 덧붙였다.
스님의 연금보험 가입 증가는 동부생명, 대한생명 등 유명 보험사들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보험사에 따르면, 2~3년 전부터 스님들의 보험가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규모가 작은 종단과 사찰이 단체로 가입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교보생명은 최근 스님들을 대상으로 한 ‘연화연금보험’을 개발, 곧 판매에 들어간다.
동부생명 유정헌 동서울지점장은 “연금보험에 대한 스님들의 문의전화가 심심치 않게 온다”며 “보험업계에서도 불교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스님들의 연금보험 가입이 느는 것은 노후대비나 보건, 의료 등 종단차원의 노후복지 대책이 진각종의 노후복지시설인 기로원을 제외하고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교구 본ㆍ말사 중심의 ‘승가연금제’나 노후복지원 및 스님 전용병원 건립 등의 대안이 심심찮게 거론됐지만 지금까지는 말잔치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앙승가대 김응철 교수는 “스님들이 입적할 때까지 수행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종단차원에서 구체적인 노후복지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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