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 생활 > 복지
미스코리아와 나눔의집 할머니의 만남
8월 13일, 올해의 미스코리아들이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위안부 역사관 옥상에 태극기가 이들을 맞았다. ‘미의 사절’이라는 명함, 잠시 내려놓고 미스코리아들이 강당에 들어섰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안식처 나눔의 집’이라는 영상물. 사뭇 표정이 진지해진다. 들려오는 나레이션의 목소리에 쫑긋 귀를 세운다. 좀처럼 앉은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일제시대의 아픔을 지니고 사시는 분들입니다. 그 상처, 잊을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할머니들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1995년 이곳에 나눔의 집을 열게 되었습니다.”

6명의 미스코리아들, 원장 능광 스님의 말씀에 숙연해진다. 이미 눈시울은 붉어졌다.

잠시 후,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드디어 만났다. 서먹함에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다. 3~5초간의 침묵. 이재남 양(22.계명대 무용과)이 말문을 연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저희들 인사드릴께요. 건강들 하시죠.”라는 말, 끝나기 무섭게 “이렇게 예쁜 손녀들이 올 줄 알았으면, 고기라도 해놓을 걸 그랬어 ” 한꺼번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제는 ‘딴판’이 된다. 미스 한국일보 김연수 양(22.동덕여대 스포츠학과)이 자칭 ' 나눔의 집 화가’ 김순덕 할머니(79)의 어깨를 주무르며 말벗이 되어준다. 자연스레 할머니들의 ‘손녀들’이 된다.

미스코리아 진 금나나 양(20.경북대 의예과)은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접했던 할머니를 뵙게 됐어요. 실제로 밝고 맑은 모습을 보게 되니, 할머니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앞으로 훌륭한 의사가 되어, 이곳에 의료 봉사하러 다시 찾아 올래요”라며 환희 미소 짓는다.

2시간 동안의 자원봉사 활동과 할머니들과의 대화. 격없이 끌어안고, 손을 맞잡게 됐다.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낸다. 앞마당의 ‘못 다 핀 꽃’이라 불리는 소녀동상. 오늘만큼, 아름다운 손녀들과 함께 할머니들은 ‘활짝 핀 꽃’이 된다.

경기도 광주=김철우 기자
in-gan@buddhapia.com
2002-08-15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6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