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장법사로 알려진 중국의 승려 현장(玄奬)은 실제로 바미얀 석불이 완성된 것을 보지 않은 채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에 석불을 소개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주오(中央)대학의 다나베 가쓰미(田邊勝美. 서아시아 미술사 전공) 교수는 오는 29일 도쿄에서 열리는 `아프가니스탄 문화재 국제심포지엄'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5일 전했다.
현장은 630년 봄 바미얀을 방문해 동서쪽에 있는 2개의 석불을 보았다고 알려져왔다. 그러나 다나베 교수는 동쪽 편의 높이 38m 불상 천장에 그려진 태양신 도상(圖像)을 분석한 결과, 현장이 불상을 직접 봤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도상에 그려진 태양신의 머리모양은 3갈래로 되어 있는데, 이는 629-630년 사이에 발행된 페르시아 사산조의 엽전에 나타난 모양과 같다는 점에서 현장스님이 방문했다는 630년에 이미 태양신이 그려져 있을 것으로 믿기는 힘들다는 것.
또 현장은 대당서역기에 동쪽의 석불이 놋쇠로 만들어졌다고 기술하고 있지만, 실제는 재료가 돌이었다는 점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고 다나베 교수는 주장했다.
다나베 교수는 "현장이 방문했을 당시에 동쪽 석불은 건축중에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곳에 있던 승려의 허풍을 듣고 잘못된 정보를 남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바미얀 석불은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의해 완전히 파괴된 상태로 발견돼 큰 충격을 주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