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제로 전국이 온통 열광의 도가니인 6월. 기차를 타고 복잡한 도시를 탈출해 보자. 6월의 기차가 머무르는 바다ㆍ강ㆍ호수에는 인파로 넘쳐나는 여름바다와는 분명 호젓하고 시원한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기차여행지를 소개한다.
▲전남 여수 돌산대교와 향일암
먼저 전라선의 종착역인 여수에서는 돌산대교와 향일암을 찬찬히 둘러보자. 충무공 이순신의 유적과 오동도, 거문도, 백도 등 여수지역의 관광매력은 끝없이 열거되지만 도시인들에게 분주한 일상의 번거로움을 떨쳐 주는 곳은 따로 있다. 해를 향해 있다는 암자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해의 수평선 위에 떠오른 일출이 장관인 금오산 ‘향일암’.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까지 이어지는 계단에서 중간중간 뒤돌아 보면 넓고 시원한 바다가 계속 사람의 뒤를 따르는 것 같다. 특히 관음전 앞에서 내려다보는 남해의 풍광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서울에서 여수까지 하루 14회 운행. 향일암 (061)644-4742
▲강원 동해 옥계바다
영동선으로 찾아가는 강원도 옥계바다는 동해바다의 푸르름이 유달리 돋보이는 동해안의 백미(白米). 옥계바다로의 여정 중에 묵호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리는 묵호항에서는 싱싱한 동해바다의 온갖 해산물을 만날 수 있다. 울창한 송림이 바다를 향해 드리워진 망상해변도 주변에 자리하고 있다. 옥계바다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옥계 백사장과 금진항 그리고 일명 '헌화로'인 금진해안도로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묵호행 열차 하루 8회 운행. 동해시청. (033)530-2227
▲충남 보령 대천바다
한반도의 서쪽을 내달리는 장항선을 타면 보령 대천바다가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자동차 여행이 손쉬워진 곳이긴 하지만 장항선은 충청도의 산, 평야 그리고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낭만의 기차여행길이다. 장항선은 현충사와 온천으로 유명한 온양온천역과 도고온천역, 삽교천이 있는 삽교역, 한용운 스님의 생가가 있는 홍성역, 대천해수욕장이 있는 대천역 등이 있다. 특히 대천역에서 조금만 걸음을 더하면 끝없이 이어진 백사장과 수평선 너머 점점이 떠 있는 작고 큰 섬들을 만날 수 있는 서해안 최고의 휴양지인 대천해수욕장에 갈 수 있다. 이 곳은 동양에서 유일하게 조개껍질이 부서져 만들어진 모래와 머드팩으로 그 명성을 더하고 있으며, 해수욕장 인근에는 대천항까지 있어 바다여행의 재미를 솔솔하게 느낄 수 있다. 서울역에서 대천까지 하루 12번 기차가 다닌다. 보령시청 (041)930-3541
▲강원 춘천 의암호
이름만 들어도 젊은 가슴이 되는 대성리, 청평, 강촌을 지나 경춘선 열차는 춘천으로 향한다. "호반의 도시", 내수면적 최대를 자랑하고 있기에 춘천을 부를 때 빼놓을 수 없는 별칭이다. 이 곳 춘천에는 새벽녘이면 물안개를 피워올리는 의암호가 위도, 중도, 붕어섬 등이 안고 있으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중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알려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은 중도는 주위의 호수경관과 신록이 어우러져 독특한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는 곳이다. 또 춘천의 의암호에는 새벽녘이면 물안개가 피어올라 장관을 연출한다. 청량리역에서 무궁화, 통일호가 수시로 운행된다. 춘천시청(033)250-3545
▲충북 단양 충주호
중앙선이 소백산을 넘기 전에 만나는 곳, 단양에서 충주호는 시작된다. 충주호 속에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청풍문화재단지가 새롭게 자리하고 있다. 시원한 호수바람과 한껏 물오른 신록의 푸르름을 느껴보기 위해 한번쯤 유람선에 몸을 실어보자. 단양팔경의 으뜸으로 꼽히는 옥순봉과 구담봉은 물론 월악산 국립공원을 헤쳐나가는 물살이 시원스럽기만 하다. 30여분의 뱃길 끝에는 청풍 일대의 문화재를 옮겨 놓은 청풍문화재단지가 충주호를 발아래 놓고서 자리해 이 곳을 찾는 이들에게 6월의 싱그러운 신록을 선물한다. 청량리역에서 하루 6회, 서울역에서 평일 1회, 휴일 2회 기차가 떠난다. 단양군청(043)420-3254, 제천군청(043)640-6503
김주일 기자
jikim@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