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한국보다 일주일이 늦은 음력 4월 보름, 이 날은 불교의 발상지 인도에서 맞는 ‘석가탄신일’로 인도 전체의 공휴일이기도 하다. 이 날을 기해 인도 내 각국 사찰들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 석탄일 날짜에 상관없이 인도의 부처님 오신 날을 경축하는 행사를 열게 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석존의 성도지인 비하르주 ‘보드가야’시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 곳에 주석하고 있는 각국 사찰들이 석탄일 행사를 벌이는 것은 물론, 인도 불교개종운동의 선구였던 암베드까르 박사가 50만 불가촉천민들을 개종시켰던 곳으로 유명한 나그푸르(Nagpur)의 수많은 불교인들이 보드가야로 와서 참배하는 행렬을 이룬다. 스리랑카 대각회(마하보디 소사이어티)를 시작으로 태국, 일본, 티벳, 대만, 미얀마 등의 주요사찰들이 성대한 행사를 준비하는 가운데, 금년에는 보드가야 근교 석존의 고행지 ‘둥게스와리’에 위치한 JTS(Join Together Society, 국제기아질병문맹퇴치민간기구, 이사장 법륜)에서도 직영 ‘수자타 아카데미’의 학생들과 같이 한국의 연등행렬을 이번 경축기간 중에 재현하기로 결의했다.
5월 26일 당일, 보드가야 국제사원구역에서 저녁 7시경부터 시작될 이번 연등행렬은 보드가야시의 북쪽 관문인 미얀마 절에서 시작하여 한국 절인 ‘고려사’까지 아쇼카왕이 보리수 나무 앞에 조성한 ‘마하보디 대탑’을 모델로 한 탑등을 몰고서 참가자 각자가 손에 연등을 밝히며 행진하기로 계획되었다. 이를 위해 현지의 JTS 한국 스탭들은 탑등 제작을 위한 설계에 들어갔고 행사진행을 위한 기획안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이 날, 연등행렬이 끝나고 나서는 수자타 아카데미의 학생들은 보드가야 시민들과 각지에서 올라온 참배객들 앞에서 문화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 날 대중에게 소개되는 공연은 한국에서 전수된 부채춤과 태권도 시범을 비롯 비롯 마라티 댄스등의 인도 전통 무용 등 과거와 현재, 인도와 한국을 잇는 다양한 내용으로 시연될 예정이다.
‘연등행렬’의 전통이 없는 다른 불교국가들에게는 이번 행사가 한국불교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며 차후 보드가야 석탄일 생사의 주요 이벤트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일 현지에서의 연등행렬에 참석할 수 있는 한국인 순례객이나 관광객들이 있다면 JTS에서도 두 손 모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할 것이라 한다. 5월 마지막 주, 한국의 불자들에게 이 연등행사의 모습을 다시 전해드리고자 한다.
인도 둥게스와리=김동훈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