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처님오신날인 5월 19일(일요일) 정부산하기관의 각종 자격시험 실시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여 불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 산하기관의 2002년 국가자격증 시행계획에 따르면 5월 19일 각종 자격취득을 위한 실기 및 필기시험은 총 13건에 이른다.
이날 실시되는 시험은 리눅스마스터 1, 2급, M-Commerce 관리사 2급, 정보처리, 정보기기, 그래픽스 검정시험, 컴퓨터 활용능력 2, 3급, IPCT 1급, TEPS, JPT, NetWork Master, PCT시험 등이다.
또 이날부터 온라인이나 직접 현장에 가서 접수를 해야 하는 시험도 11건이다. 하지만 성탄절인 12월 25일에는 국가 산하기관 시험이 한곳도 예정돼 있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종교편향의도가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물론 직장인을 배려하여 일요일 날 시험일정을 잡은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그날이 국민의 50%가 신앙하는 ‘부처님오신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시험일자는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의 축제일이라 해도 무방한 초파일날 시험을 본다는 것은 시험을 보는 사람이나, 시험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큰 고민일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처님오신날 집중돼 있는 시험분야는 불교계가 타종교보다 월등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IT분야. 불자들이 부처님오신날 절에 가기 위해 시험을 거부할 경우 교계의 IT분야 인력부족현상은 더욱 초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초등영어교사, 쥬니어 영어논술자격검정, 초등어린이 영어논술자격검정, 보육영어교사, 영어발음 자격검정, 실용영어회화 자격검정시험등 11건의 필기접수와 온라인 접수가 이날부터 시작된다.
부처님오신날 시험이 실시되는 것과 관련, 정광진(회사원) 불자는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한국정보통신인력개발센터에 시험일이 부처님오신날이니 시험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겠냐고 물어보니 '현재로서는 시험일자가 바뀔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 불편하더라도 해당 시험에 응시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대답만 들었다. 과연 12월 25일이 일요일인 경우 자격시험을 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교계차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아직 시험이 50여일 남아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특단조치가 있기를 고대하는 것은 비단 불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김원우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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