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부터 주5일 근무제 실시가 확실시됨에 따라 종교계가 서둘러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주5일 근무제 실시와 관련, 오는 2월 28일까지 노사정(勞使政) 협상을 계속하되 그 성패에 관계없이 의원입법 형태로 3월 임시국회에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올 7월부터 주5일 근무제가 공무원과 금융보험업, 1000명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종교계는 신도들의 종교 생활 변화에 대비한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하고 있다.
1월1일부터 중앙종무기관의 주5일 근무제를 전격 실시한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는 휴무가 길어지면 산사에 참배객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보고 수련 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에 나서는 등 가장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또 월드컵 개최기간에 준비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의 '템플 스테이(Temple Stay)'를 단순히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주5일 근무제와 연관지어 불교문화 포교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도영)은 템플스테이로 확보된 공간과 인프라를 주5일 근무제에 따른 신도들의 신행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포교원은 이를 위해 3월중 포교활성화 프로그램 개발, 프로그램 진행 시범사찰 선정(템플스테이 운영사찰 중 10여곳 + 특별프로그램 운영 사찰 10여곳) 및 실시, 4월초 심포지엄을 거쳐 종합자료집 발간 및 보급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각 사찰들도 주5일제를 대비해 산사 수련 및 문화 체험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합천 해인사는 가족이 함께 사찰에서 하룻 밤을 묵으면서 팔만대장경 등 해인사 문화 유산에 대한 설명 프로그램을, 서울 봉은사는 가족단위의 2박 3일 수행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해남 대둔사는 2박3일 일정의 주말 수련회 '대둔사 새벽 숲길'을 시행하기로 했다.
개신교계는 현실적으로 신도들이 주일을 지키기가 어려워지면서 교회 출석율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이에 걸맞는 목회 및 선교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는 이에 대비, 올 7월 서울 양재동에 가족치료실과 상담실, 가족문화관 등을 갖춘 가정사역 전문빌딩 '훼밀리아'를 건립해 본격적인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에 나서기로 했다.
개별 교회 차원에서도 △가정사역 프로그램의 도입 △주말 가족캠프 등 도시-농어촌 연계 프로그램 개발 △수양관 등을 활용한 1박 2일 수련 예배 △부부 성장학교 △친교와 봉사 강화 △또래 중심 프로그램 등을 준비중이다.
개신교계는 ‘가족’과 ‘건강’에 초점을 맞춘 선교방법 등 이미 40여년전부터 주5일제를 실시한 선진국 교회의 사례를 중점 연구하고 있다.
천주교 역시 다양한 봉사활동의 마련과 신자들의 재교육 기회 확대, 휴식시간의 증가로 주말 가치중하고 있다. 특히 천주교는 2005년까지 96억원을 들여 국내 최대의 성지순례지인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유현리 풍수원성당 일대를 성서와 휴양마을, 천주교박물관 등을 갖춘 문화관광지(바이블 파크)로 조성, 수도권 1일 국민관광지로 가꿀 계획이다.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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