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일본 입정(立正)대학에 유학, 불교학 강사를 역임하며 조국인 한국에서도 한국근대불교학 방법론의 기초를 확립한 김동화(雷虛 金東華, 1902~1980)박사.
한국 근대불교학의 아버지이자 한일불교학교류의 대부로 존경받는 김 박사의 현창비를 한일 불교학계가 공동으로 건립한다. 특히 한국 불교계가 아닌 일본 입정대학 불교학부의 삼우건용(三友健容) 교수가 준비위원회 대표로서 주도적으로 이 현창비 건립을 추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일 양국의 현창비건립추진위는 오는 7월 6~7일 일본인도학불교학회가 해외에서 처음으로 학술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대회가 끝난 8일 현창비 제막식을 김 박사의 묘소가 있는 경북 상주시 남장사에서 거행할 예정이다.
三友 교수는 현창비 건립을 위해 일련종 및 입정, 구택(駒澤), 대정(大正), 동양(東洋), 대곡(大谷), 용곡(龍谷), 신연산(身延山) 등 각 대학의 불교학자 및 관계단체 등에 협력을 요청한 상태다.
이번 현창비 건립은 지난해 김박사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三友 교수 등이 1월에 남장사의 묘소를 참배하고 다음달부터 동국대 교수와 현창비 건립을 위한 논의를 시작, 9월에 전국비구니회와 동국대 총장 및 불교대학장,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 이사장, 남장사 주지스님 등에게 건립취지문을 발송해 한국측 현창비건립위원회가 추진됐다.
또한 10월 23일에는 서울에서 김동화 박사 탄생 100주년 기념센터가 문을 열고, 다음 달에는 <김동화박사 전집>이 간행되는 등 현창사업을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三友 교수는 11월 중순 일본측 현창비건립추진위원회 조직을 위한 위원에 취임하고 필요한 재원을 일련종 및 각 대학의 불교학자와 한일불교교류협의회 등에 발송하면서 준비를 착착 진행해 왔다.
三友 교수는 “현창비 건립은 김동화 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한일 불교학자들이 단결해 과거의 한일 감정을 풀고 국경을 초월한 양국 불교학의 교류와 세계평화에 공헌하는 의미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김동화 박사의 관련자료가 흩어져 현장작업이 지연되었으나, 탄생 100주년을 경과한 올해 비석건립을 실현하게 됐다”고 감회를 밝혔다.
근대 한국불교학의 초석을 다진 김동화 박사는 근대적 의미의 불교학 연구방법론을 받아들여 한국불교학 연구의 체계를 세운 학자다.
평생 22권의 저서와 200여 편에 이르는 논문과 논설을 남긴 그의 학문은 초기불교에서부터 소승 및 대승불교, 중국, 한국, 일본불교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분야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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