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전통적인 생활양식인 발우공양과 전통해우소가 자연친화적 생활양식임이 최근 과학적인 연구결과로 입증됐다.
이같은 사실은 조계종 총무원이 이병인교수(밀양대 환경공학과)에게 의뢰하여 연구중인 '발우공양의 수질 및 유량분석 중간결과'에 따르면 사찰오수의 수질 오염도는 측정결과 유기물이 평균14mg/L(BOD)13mg/L(COD)정도로서 일반가정의 1/10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병인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사회에서의 식기세척과정에서 한번에 수십 L이상의 물이 소모되고, 오수로 발생되나, 발우공양시 21명이 사용하고 버리는 양이 7.4L로서 한 사람당 0.35L에 불과했다.
이병인교수는 "일반적으로 일반도시에서의 오수발생은 주로 세척과 세탁, 그리고, 목욕과 정화조유출수로 크게 구분되며, 상수사용량이 대부분(보통 도시의 경우 80-90%)이 오수로 배출되는 특성이다"며 "전통사찰에서 발생하는 오수는 불교적 생활양식으로 자리잡힌 발우공양과 전통화장실인 해우소문화로 인하여 오수의 수량과 오수내 수질오염물질의 농도가 현저하게 낮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일반가정의 상수상용량이 300L라면 그중 대부분인 240-270L는 오수로 배출되고, 그 오수의 성상이 유기물과 영양물질, 그리고, 합성세제 등 수질오염물질의 농도가 높다"며 "우리나라 보다 선진화된 나라일수록 오수발생량이 많으며, 그 농도 또한 우리보다 1.5배에 2배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불교의 친환경적 생활양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발우공양이 실제로도 지극히 자연친화적인 문화임을 입증한 첫 번째 과학적 연구로, 이번 성과에 따라 전통적이며 친환경적 생활양식에 대한 관심을 더욱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또 사찰의 전통해우소 역시 사람의 인분을 자연적으로 풍화시켜 퇴비로 활용함으로써 순환형 자연경제의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조계종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오수처리기준인 방류수수질기준과 비교해도 실제 방류수수질기준인 BOD 20mg/L이하로 배출되기 때문에 과연 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하여 불필요한 과잉시설을 설치에 대한 검토를 진행키로 했다.
*(표) 발우공양시 환경부하에 대한 수질및 유량분석 결과
수온 pH DO BOD COD SS NH3-N
발우공양 18.4-226 4-7.02 38-3.427 84-18.92 6.91-16.84 5.98-9.02 0.078-0.115
(20.6) (6.6) (2.71) (14.01) (13.02) (8.01) (0.102)
NO2-N NO3-N T-N T-P 경도 총유량(L) 1인당유량(L/인)
0.082-0.120 0.089-0.119 0.981-2.32 0.02-0.038 48 7.4 0.35
(0.110) (0.101) (1.982) (0.04)
김원우 기자
wwkim@buddhapia.com
발우공양이란?
발우공양이란 스님들의 식사를 말한다. ‘이 공양이 여기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피와 땀이 배어 있는가를 헤아리고 …’라는 이 게송의 뜻만큼이나 스님들의 공양법은 일반 사람들의 식사와는 다르다. 출가 수행자에게는 ‘밥 먹는 일’도 수행의 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수행자가 음식을 매개로 중생과 함께하는 자비의 정신이 숨겨져 있다.
예배·감사·반성·자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이 정신은 공양 예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소심경>에 잘 나타나 있다. 이 경전에 따르면 발우공양은 모든 중생의 노고와 은혜에 감사하고 하루의 수행에 대해 반성하고 발원하는 마음의 점검이며, 모든 중생과 함께 평등히 나누어 먹겠다는 자비심의 표현 그 자체다.
발우란 ‘발다라’의 중국어 음차로 ‘양에 알맞은 그릇’을 뜻한다. ‘스님은 옷 세 벌과 발우 한 벌(三衣一鉢)이면 족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행자는 한 벌의 발우를 평생 지니고 다니고 또 전법자에게 전한다.
우리 나라에서의 발우공양에는 찬그릇·청수그릇·국그릇·밥그릇 등 모두 네 개의 발우가 사용된다. 부처님 당시 수행자들은 한 개의 발우를 가지고 하루에 한 번씩 걸식하여 공양했지만 차츰 공양 횟수와 발우 수 등이 늘어났다. 아침마다 굶주림을 참지 못해 우는 라훌라에게 미음을 먹게 했던 것이 아침공양으로, 또 병자들을 위해 ‘약석’이라는 이름으로 허가했던 식사는 저녁공양으로 각각 자리잡았다.
발우 수도 걸식 공양에서 절에서 밥을 지어먹는 형태로 바뀌면서 네 개로 늘어났다. 발우공양은 이렇게 많은 변화를 거치게 되어 현재에 이르렀지만 그 본질적인 정신은 변하지 않았다.
큰스님부터 갓 출가한 행자까지 같은 반찬과 같은 밥을 먹는 데서는 평등의 정신을 찾을 수 있고, 또 숭늉과 김치 조각으로 발우를 깨끗이 닦아낸 뒤 찌꺼기 하나까지 알뜰히 먹는 과정에서는 절약정신을 찾을 수 있고, 찬이 모자라면 서로 반찬을 덜어 모자란 사람과 나누며, 공양을 마친 후 대중공사를 벌이는 모습에서는 공동체의 참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절약하며, 평등하고, 음식을 먹는 행위가 맛에 탐착하거나 육체적 건강을 추구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철저한 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방편으로 여기는 방편이 발우공양에 짙게 배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