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 군포시 산본동의 정각사 주지 정엄스님은 큰 고민 하나를 해결 했다. 컴퓨터였다. 스님은 절을 운영하는데 있어서나 공부를 하는데 컴퓨터가 가장 유익한 시설이자 가까운 도반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컴퓨터를 들여 놓는다고 모든 것이 해결 되는 것은 절대로 아닌 것. 사용법에도 능숙해야 하고 신도관리 프로그램과 인터넷에 대한 상식이상의 지식이 없이는 효과 있게 활용 할 수도 없다는 것을 날이 갈 수록 느껴 왔던 것이다.
무엇보다 스님은 공부를 하는데 있어 인터넷도 중요한 도반이지만 다국어로 논문을 쓰는데 그런 컴퓨터 환경 구축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사찰 홈페이지를 만들어 신도시 사찰다운 면모도 갖추고 싶었지만 이 역시 제작비용이나 관리 능력의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컴퓨터와 관련한 모든 것이 스님에게는 짐짝처럼 어깨를 눌러 왔었던 것이다. 그러던 스님이 그 모든 숙제를 한꺼번에 풀어 버리고 그야말로 화두를 깨치는 듯한 홀가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스님이 우연하게 일간 불교뉴스 사이트 붓다뉴스에서 발견 한 배너 하나가 그 숙제를 푸는 단초였다. '사찰컴퓨터 무료로 a/s해 드립니다'라는 베너를 클릭해 보니 디지털 붓다 동아리 회원들이 사찰의 컴퓨터를 무료로 고쳐주고 사용법도 가르쳐 줄 뿐 아니라 홈페이지 제작과 관리도 실비로 지원해 준다는 것이었다.
스님은 망설일 것 없이 메일을 통해 방문을 요청했고 19일 디지털 붓다 팀이 절을 방문해 뚝닥뚝닥 컴퓨터를 손 봤다 그리고 인터넷 사용에 대한 기본 개요와 세부 사항들을 꼼꼼히 설명해 주고 메뉴얼화된 자료도 주었다. 뿐만 아니라 홈페에지 제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게 되었으니 정엄스님으로서는 그간의 체증이 한꺼번에 삭아버린 셈이다.
디지털 붓다 동아리는 현대불교신문사의 전략정보실 부다피아 프로그래머들이 만든 소규모 동아리로 3개월전부터 산행을 하며 산에 있는 사찰의 컴퓨터를 손 봐 주고 있다. 이미 서울 인근의 산사 5곳 이상을 방문해 컴퓨를 고쳐 주었다. 지리산에서도 방문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임연태 뉴미디어 부장
ytlim@buddhapia.com